작년과 올해를 비교할 때 달라진 것이 하나 있다. '생일 축하합니다'가 아니라 '생신 축하합니다'라는 메시지를 많이 받은 것! 다른 사람들에 의해 더 어른이 되는 것 같았다.
몇 년 전부터 60세 생일을 맞이하는 해에 '나의 인생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고자 내가 나에게 긴 홀로 여행 휴가를 주기로 계획했었다. 그러나 막상 떠나려고 하니 남편은 3개월만 다녀오라고 했다. 나도 지금 상황에서는 6개월이 좀 무리인 것 같아 3개월 휴가에 합의했다. 해외로 나가 홀로 지내며 아무것도 하는 일 없이 살아보고도 싶었지만 이상하게도 이번 여행은 한국으로 나의 마음이 향했다. 여권을 보니 10년 만이다.
그러나 문제가 생겼다. 큰 아이가 치대 인터뷰를 한 후 7군데 학교의 Waiting List에 있었는데 드디어 한 학교, NYU에서 합격소식이 날아왔다. 그런데 수업이 7월 초에 시작한다고 한다. 학교가 뉴욕 맨해튼에 있어 위험하지 않는 아파트도 구해야 하고, 게다가 너무 비싼 곳이라 마음에 맞는 룸메이트도 한 명 찾아야 한다. 여러 가지 이사 준비로 분주할 텐데, 나는 다음 달에 한국에 있어 아무런 도움을 줄 수가 없다. 벼르고 별러 잡은 나의 인생 휴가인데 마음이 가볍지는 않은 상황이다.
늘 나를 챙겨주는 친구 같은 큰 아이는 뉴욕과 인연이 아주 많은 아이인 것 같다. 대학도 직행이 없어 비행기를 갈아타야 하는 뉴욕 알바니로 가더니, 또다시 뉴욕으로 떠난다. 대학을 졸업하고 코로나 덕분에 집에 머무르면서 일을 하며 곁에서 조잘조잘 외롭지 않게 해 주어 좋았는데 이번엔 적어도 6년을 떨어져 살아야 한다. 모든 것을 혼자 준비하게 해서 많이 미안하다. NYU! 너는 왜 7월에 수업을 시작하니?
지난달 읽은 책 <김형석의 인생문답>에 의하면 60세는 '다른 사람을 따라가거나 믿고 사는 게 아니고 내가 나를 믿을 수 있는 나이'라고 한다. 김형석 교수님에 의하면 나는 인생의 황금기 (60세~ 75세)를 막 맞이한 것이다. 홀로 정처 없이 떠나는 3개월의 여정이 처음이라 약간은 두렵기도 하지만 설렘이 더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