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날 춘천
도어 벨이 크게 울려 깜짝 놀랐다. 시계를 보니 8시가 넘었다. 문을 열어보니 아침식사가 문 앞에 놓여 있었다. 생각보다 푸짐했다. 여러 가지 다양한 과일 (so colorful), 식빵 세 쪽과 딸기 잼, 요거트, 게다가 커피믹스까지! 완벽한 아침식사였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조식포함이었지만 주인사장님의 따뜻한 마음이 전해지는 듯했다. 충분한 비타민 보충으로, 그다지 무겁지 않은 아침으로 피곤치 않은 여행이 되라는!
정민샘의 계획하에 강릉으로 향했다. 정민샘은 쉼 없이 어언 2시간을 운전했다. 강릉으로 가는 내내 우리의 끊이지 않는 이야기는 계속되었다. 강릉에 도착하여 첫 번째로 간 곳은 정민샘이 아는 짬뽕순두부를 잘하는 식당이었다. 수학여행 온 학생 200명의 단체 예약을 받아 일반 손님을 받을 수가 없다고 했다. 그러나 곧이어 주인 아주머니가 주인내실(사장님 가족이 머무는 공간)에서 먹어도 되겠냐고 묻길래 선뜻 좋다고 대답하였다. 정민쌤은 짬뽕과 하얀 순두부를 주문하고 어떻게 먹는지 알려주었다. 나에겐 아직도 낯설지만 이곳도 신발을 벗고 들어가 집에서 처럼 테이블에 앉아서 먹게 되어 있었다. 하얀 순두부를 매운 짬뽕과 섞으니 그다지 맵지도 않아 많이 먹을 수 있었다.
순두부젤라또와 순두부크림커피를 지나칠 수 없었다. 강릉에 왔으니 먹어봐야 할 것 같았다. 그런데 먹을 때는 좋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배가 더부룩해 왔다. 생각해 보니 원인이 있었다. 젤라또와 크림이 다 두부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나! 강릉 왔다"를 알려주는 기념사진과 순두부 커피 맛있게 먹는 법. 하하!
홍길동전의 작가 허균의 누나, 허난설헌 생가로 향했다. 거슬러 올라가 보니 강릉에 온 지 40여 년이나 되었다. 모든 것이 새롭고 낯설었다. 오히려 정민선생님이 더 익숙하고 가깝게 다가왔다. 역시나 우리의 엉덩이는 어딜 가도 너무도 무거웠다. 순두부 크림커피를 맛을 보면서도, 허난설헌 생가 안 차가운 돌의자에 앉아서도 낭독과 삶의 이야기로 두세 시간을 훌쩍 넘겼다. 끝없이 이야기가 이어지고 이어졌다.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나의 입은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정민샘, 저 원래 과묵한 사람이라는 것 알죠? 하하)
낭독을 모르는 사람은 절대로 알 수 없을 것이다. 낭독의 힘을! 낭독이야기는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낭독으로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을!
오죽헌으로 향하는 길 또한 멋졌다. 쭉쭉빵빵 뻗어있는 소나무들은 마치 한 폭의 환상적인 그림이다. 오죽헌에 도착하자 호기심을 자극하는 푯말이 하나 눈에 띄었다. 사임당 쌀빵이었다. 가게 안으로 들어가니 빵집이 아니라 아기자기한 선물용품을 파는 공방이었다. 배가 꺼지지 않아 강릉에서의 푸짐한 저녁을 포기하고 국내산 쌀과 유자가 함유된 사임당 쌀빵으로 간단히 해결했다. (얼마나 많이 수다를 떨었던지 다음날 아침 나의 목은 쉬었다. 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