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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독가 한희정 Jun 23. 2023

콜라낭독회에 초대합니다

사랑으로 뭉친 ‘콜라낭독’ 

 

우리는 ‘나에게 낭독’ 1기 동기생들이다. 우리의 만남은 2020년 12월, 낭독기초반 첫 수업 때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기초반의 첫 수업에는 그냥 소리 내어 읽는 것이 낭독이라고 알고 온 나 같은 문외한 친구도 있었고, 독서모임을 운영하거나 시각장애인을 위한 목소리 봉사를 하고 있거나, 또 유튜브에서 책을 읽어주는 북튜버도 있었다. 그러나 낭독의 경력과 수준을 떠나 기초반 내내 낭독은 '말하듯이 해야 한다'라고 강조하시는 성우님의 말씀을 되새겨야 했다. 그저 즐기려고 했을 뿐인데, 좀 더 잘해보고 싶었을 뿐인데 '말하듯이 읽는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자신감이 떨어질 때도 많았고, 왜 ‘사서 고생을 하고 있지?’라고 질문을 던질 때도 있었다. 그러나 우리는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며 길게만 느껴지던 12주의 기초반 과정을 마치고, 심화반을 거쳐 전문가반까지 거의 1년이란 세월을 낭독에 쏟아부었다.  

 

전문가반을 마친 후에도 낭독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 우리들의 만남은 매주 한 번씩 정규적으로 지속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뭔가 결실이 있는 우리의 모임을 만들자는 의견을 모아 ‘콜라낭독’을 탄생시켰다.

 

'콜라낭독'은 콜라보 낭독의 준말이다. 채널 이름을 고민하다가 '콜라보'라는 단어가 떠올랐고, 콜라보에서 ‘보’ 자를 빼고 ‘콜라낭독’이 된 것이다.


네이버 오디오클립으로 시작한 콜라낭독은 첫 번째 책으로 이유미 작가님의 <날 사랑하거나 더 사랑하거나>를, 이어서 정여울 작가님의 <그때, 나에게 미처 하지 못한 말>을 선정했다. 우연히  책 다 30대의 여성 이야기였다. 모임 도중 우리도 우리의 30대로 돌아가 저마다의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기 시작했다.

 

나는 결혼을 하자마자 떠난 유학, 임신을 했지만 학업을 포기할 수 없어 배부른 상태로 힘들게 다닌 학교생활, 출산 예정일과 마지막 시험 일정이 겹쳐서 우지만 뱃속에 있는 아이에게 “엄마 시험 다 보고 만나자~”라고 말하기도 했던 그리운 30대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어려워진 경제상황이었지만, 영재 아이의 뒷바라지를 위해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된 이야기, 육아와 자기 계발에 힘써 30대 후반에 다시 상담일을 시작하게 된 이야기, 거절했었던 시각장애인과의 소개팅 이후  4년이 지난 어느 날 다시 만나게 되어 인연을 맺은 이야기, 승무원에서 팀장까지 승승장구 승진 이야기, 아이들의 틱 증상으로 가슴 아팠던 이야기, 안정적인 커리어를 버리고 일본으로 주재원 발령이 난 남편을 따라가 정착하게 된 이야기, 그리고 30대 초반에 교통사고로 남편을 하늘나라로 먼저 보내고 두 아이와 굳건하게 살아온 이야기….


지금껏 몰랐던 우리들의 젊은 시절 이야기를 나누며 때론 웃다가, 때론 가슴이 뭉클해져 눈물을 글썽이며 “잘 살아왔다고. 또 잘 살아가고 있다.”고 마음과 마음이 오갔다. "삶이란 살아내는 것! 우리 모두의 인생은 한 권의 책을 써 내려가는 과정"이라는 누군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이왕이면 어차피 써 내려가야 할 나의 책 한 권! 멋지게 정성스럽게 채워가고 싶다. 또 십 년쯤 지난 어느 날 지금의 이 시간 또한 “잘 살았다.”라고 토닥여주고 싶다.

 

 

 

낭독도 ‘꾸준’이 답인 것 같다.


낭독도 그냥 계속하는 것이다.


우리들이 살아내는 삶처럼.


 


콜라낭독회에 초대합니다.

6.24. 토 3시 마로니에 다목적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준비했답니다.

놀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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