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1일 금요일

Saint Germain (페일 바이올렛)

by Redsmupet

Keynote : 보이지 않게 되고 싶은 욕망을 극복하는 자아의 변형. 세상에서 기꺼이 촉매자로서 활동하는 것.

Affirmation : 과거의 모든 부정성은 내 주위를 밝게 불타고 있는 라일락 불꽃으로 변성됩니다. 나는 영감을 받습니다.


네 자리 숫자, 끝 자리가 바뀐 첫날.

일찍 자서 늦게 일어난 아침, 카톡 메시지가 잔뜩 쌓여있다.

새해에 의미 부여가 되지 않는 내가 이상한 걸까?

문득 든 생각.

바뀌는 숫자가 내 존재도 바꿔주는 건 아닌데, 왜 그리 숫자에 열광하는 거지?

새해 아침,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이들의 문자에서 나는 기쁨 말고 물음표를 꺼낸다.

새로움, 일상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새로움, 어쩌면 실종되어버렸을지도 모르는 것, 그게 바뀌는 숫자에 열광하게 만드는 걸까?

아니면 내가 너무 나이가 들어버린 걸까?

설마! 이제 딱 사십 대의 가운데에 들어선 걸.

매 순간 새로움이 다가와 방긋 웃는다면, 그렇다면 숫자에 열광할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

이벤트가 필요해지는 건 무료함 때문이다. 그게 그거라고 느껴질 때, 매너리즘에 빠질 때.

네자리 숫자가 바뀐다고 성숙해지는 건 아닌 것 같다.

성숙함을 가져다주는 경험 속에서 성숙해지는 거지.

한 해가 더해졌다고 늙는 건 아닌 것 같다.

살면서 수시로 찾아오는 고통과 슬픔, 나에 대한 부정, 그것들을 꽉 붙잡고 있을 때마다 늙는거지.

새해 인사 대신, 오늘을 맞이하는 인사를 나누고 싶다.

나의 오늘, 그리고 당신의 오늘이

자신에게 좋은 음식을 먹이듯, 좋은 말을 먹여주는 하루가 되기를!

타인의 목소리 말고 나의 목소리로 하는 좋은 말, 나를 다독여주는 따뜻한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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