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4일 월요일
힐라리온 (페일 그린)
Keynote : 길, 진실 그리고 삶. 정화의 과정을 통해 이루어진 가슴 안의 균형.
Affirmation : 나는 결정을 내릴 수 있다. 나는 나의 방향을 명확히 볼 수 있다. 나는 나의 진실을 찾는 길을 걷고 있다.
말에는 묘한 마력이 있다.
머릿속에 가득한 생각이 아무것도 만들어내지 못할 때 말은 형체를 만들어낸다.
몇 날 며칠 머리를 굴려도 도통 모르겠던 게 누군가를 만나 시답지 않은 잡담을 나누다 보면 명료해지곤 한다.
"맞아! 내가 찾던 게 이거였어!"
목욕탕이 아니라 말속에서 유레카를 외친다.
특히 엄선된 말이 필요 없는 잡담 속에서.
요새 무척이나 말이 그리웠다. 만날 수 있는 사람이라고는 한 집에 사는 가족밖에 없는 나날들 속에서 실종되어버린 잡담이 그리웠다.
오랜만에 예전 직장 동료가 속초에 볼 일이 있어 온 김에 강릉에 들렀다 가겠다는 연락이 왔다. 반가움과 꺼림칙함, 사람을 만난다는 반가움 한편에 코로나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이 꿈틀댔다. 결국 오겠다는 사람을 말리지 못하고 맞아줬다. 다행히 그 친구에게서 코로나의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마침 카페가 쉬는 날이라 문 닫은 카페에서 한참 동안 수다를 떨었다. 일 년 넘게 거의 카톡으로만 이어지던 대화. 살아있는 말속에서 수다는 끝날 줄을 몰랐다. 수다가 너무 오랜만이었을까? 내 입에서는 머리를 거치지 않은 말들이 쏟아져 나왔다. 아무 말 대잔치. 그런데 참 신기한 게 그 아무 말속에 내 마음이 있었다. 뿌연 안갯속에 보이지 않던 내 마음이 아무렇게나 뱉어낸 말속에 있었다.
'내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구나~ 정말 이렇게 하면 되는 거였어!'
편한 사람과의 편한 잡담, 쓸데없는 짓이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그 시간이 무료하고 아깝다고 여겼던 적도 있었다. 왜 그랬을까? 오랜만에 수다 속에 푹 빠지니 이렇게 가벼운 걸!
코로나 덕분에 잡담의 가치를 재발견하게 된 것일까?
올바른 시간에 올바른 장소에서 올바른 일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힐라리온이 오늘 아침에는 나를 말로 이끈다. 새로 발견한 잡답의 가치를 곱씹어보게 해 준다.
코로나로부터 자유로워지게 되는 날, 나는 수다쟁이가 되련다. 잡담을 사랑하는 수다쟁이! 이젠 그럴 수 있을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