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14일

마하 초한 (페일 터콰이즈)

by Redsmupet
IMG_20210114_104316_530.jpg


Keynote : 가슴으로부터 나오는 명료하고 창조적인 소통을 향한 개별화 경로에 있는 강렬한 빛

Affirmation : 나는 삶의 흐름과 함께 갈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꿈에서 깨는 게 너무 힘들었다. 꿈에서 깰 기운이 남아있지 않은 것 같았다. 꿈속에서 너무 아팠기 때문인 것 같다. 아침이 되어서도 계속된 꿈속에서 나는 너무 아팠다.


꿈에서 어떤 병원 앞에 있었다. 병원 입구에서 의사가 나를 진찰하더니 당장 입원해야 한단다. 그를 따라 병원 위층에 있는 입원실로 올라갔다. 환자복으로 갈아입고 침대에 누웠다. 내 팔에는 어느새 수액이 달려있었다. 엄마가 곁에서 나를 돌보고 있었다.


이렇게 쉬고 있어도 되는 거야?

코로나 검사도 안 하고 이렇게 입원시켜도 되는 거야?


온몸이 부서질 듯 아픈데도 머릿속은 복잡했다.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다 머리맡에 있는 진료기록지를 발견했다. 거기에 내 체온이 적혀있었다. 42.**도.


쉬어야 하는구나.

내가 정말 쉬어도 되는구나.


침대가 포근했다. 병실에는 커다란 창문이 하나 있었다. 그 창문 너머로 파도가 넘실거렸다. 눈이 시리게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통증으로 가득 찬 몸속에서 어울리지 않게 깊은 안도감이 느껴졌다.


너무나 생생한 아픔, 온몸에 가득한 통증이 잠에서 깰 기운마저 앗아가 버린 것 같았다. 꿈에서 깨어서도 여전히 그렇게 아플까 봐 겁이 났는지도 모른다. 다행히 어렵게 깨어난 내 몸은 말짱했다.


이러다 정말 병나는 것 아니야?

쉬어야 하는 걸까?


꿈이 너무 강렬하게 남았다. 깨어서도 여전히 꿈속에 있는 것 같은 상태에서 아침 명상을 시작했다.


'제가 곧 나으리이다.'


갑자기 속에서 올라온 말.

성체 성사에서 영성체를 받기 전에 하는 기도 말.

생생한 몸살을 경험하게 한 그 꿈이 나에게 마지막으로 던지고 간 말.


단순히 쉬라는 경고가 아닐지도 몰라.

꿈이 나를 돌봐주고 있음을 보여주려는 것인지도 몰라.

꿈은 나, 내가 아는 나는 나를 돌보지 않아도 내가 모르는 나는 나를 돌보고 있음을 알아채는 것, 어젯밤 꿈이 그걸 도와주려던 게 아닐까?

딴 데 정신이 팔려있어도 여전히 숨을 쉬고, 졸음을 느끼고, 배고픔을 느끼고, 그런 욕구들을 채우며 일상을 살아가게 하는 수많은 내가 내 안에 살고 있다. 내가 나를 수렁에 빠뜨릴 때, 또 다른 나는 나를 건져 올리려 애쓴다. 무딘 내가 그걸 알아채지 못할 뿐 내 안에는 나를 살리는 많은 이들이 살고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2021년 1월 12일 화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