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2월 26일 금요일
겟세마네동산 (옐로우/ 그린)
by Redsmupet Feb 26. 2021
Keynote : 삶의 과정에 대한 신뢰, 일이 전개되는 방식에 대한 믿음과 희망
Affirmation : 나는 제약이 없다. 스스로를 가둔 제약들을 흘려보낸다.
믿어야 하는 것과 의심해야 하는 것, 이 두 가지를 헷갈리며 사는 것 같다.
무책임한 맹신과 쓸데없는 의심.
욕심 때문에 믿게 되는 것과 믿지 못해 의심하게 되는 것.
이 둘만 잘 구분하며 살아도 좋겠는데 그게 참 생각처럼 되질 않는다.
내가 의심해야 할 것은 말, 나의 말, 타인의 말.
의심해야 할 그 말들을 맹신하다 믿어야 할 것들을 의심하게 된다.
참 잘 믿는 사람.
나는 나를 그런 사람이라 생각했다. 특히 사람을 잘 믿는 사람. 그래서 나는 나를 좋은 사람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좋은 사람이 아니라 바보 같은 사람이었는지도 모른다. 내가 믿었던 건 그 사람이 아니라 그 사람의 말이었으니까.
사람의 말을 맹신할 때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건 실망 혹은 배신감이었다. 내가 너무 착해서 당하고만 사는 줄 알았다. 당하고만 산 것은 맞다. 다만 그 사람들에게 당하고 산 것이 아니라 나의 욕심에 당하고 산 것이었다.
"이 말이 맞아."
어떤 말에 대한 나의 해석, 이건 그 말을 뱉은 사람의 책임 아니라 나의 책임이다. 그 말을 어떻게 해석하건 거기에는 나의 욕심이 묻어있기 때문이다. 그 말을 믿을 때 채워질 것만 같은 나의 욕심이 나를 맹목적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그래 놓고서 그 말을 한 사람을 탓하는 건 너무 비겁하다.
타인의 말은 그렇게 잘 믿으면서 정작 내 마음은 잘 믿지 못한다.
"정말?"
마음에서 무언가 올라올 때마다 하는 말. 마음에게는 매번 의심의 말을 던진다. 마음을 의심하는 그 말은 나의 말, 내 머리에서 하는 말이다. 마음을 의심하는 나의 말을 나는 또 맹신해버린다. 그 말을 맹신하면서 나의 마음을 한없이 의심하게 된다. 마음에서 올라오는 건 명확한 언어로 표현되지 않을 때가 많아서 더 미덥지 못하다고 나의 머리가 말한다.
나의 말, 이건 정말 내 것일까?
나의 말에서 왠지 타인의 향기가 느껴진다. 타인의 시선이 느껴진다. 실제로 나의 말은 나의 것이 아니라 타인의 것인지도 모른다. 타인의 시선에 맞춰 사는 법을 배우면서 형성되어 온 것이니까.
말을 믿을수록 내가 나에게 점점 더 가혹해지는 것 같다.
오늘 아침 '겟세마네 동산', '믿음의 마지막 시험'이라는 이름을 가진 오라소마 바틀로 명상을 하면서 내가 믿어야 하는 게 무엇이고 의심해야 하는 게 무엇인지 문득 궁금해졌다.
나는 지금 믿을 걸 믿고 의심할 걸 의심하며 살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