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터콰이즈

이 컬러에 끌리나요?

by Redsmupet


바틀명 : 창조성

바틀을 섞으면 나타나는 컬러 : 터콰이즈

기조 : 존재의 느낌 측면으로부터 오는 창조적인 커뮤니케이션. 개별화 과정의 전개.

확언 : 나는 흐름에 따라간다. 나는 내 삶의 흐름을 자각하는 것을 제한하는 모든 것을 놓아버린다.

키워드 : 돌고래, 수영장, 물병자리 시대, 파도, 개성화과정, 내면의 스승, 영감 있는 표현, 창조성, 대중 커뮤니케이션




“더 발전하기 싫어요. 지금의 제가 좋은걸요.”

“넌 네가 누군지도 모르잖아.”

“모르긴요. 안다고요. 용의 전사죠.”

“용의 전사가 정확히 어떤 의미지?”

쿵푸팬더3, "용의 전사가 정확히 어떤 의미지?"라는 시푸 사부의 질문을 받은 포의 표정


시푸 사부가 포에게 던진 질문, "용의 전사가 정확히 어떤 의미지?"

자신을 '용의 전사'로 알고, 남들도 모두 포를 '용의 전사'라고 하는데 막상 그게 무엇인지 물으니 머리가 멍해진다.

당신도 그런 적이 있는가?

너무 당연한 거라 굳이 의문을 가질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던 당신의 정체성에 대해 누군가로부터 질문을 받은 적이 있는가? "아~ 네~ 그래서 당신은 어떤 사람인데요?


"저는 여자예요."

"네~ 어떤 여자인데요?"

"..."


"저는 ** 회사에 다녀요."

"아 그렇군요. 그 회사에 다니는 당신은 어떤 사람인데요?"

"..."


"저는 한국 사람이에요."

"아~ 어떤 한국 사람이에요?"

"..."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수식어는 엄청 많다. 사람, 여성, 40대, 아내, 엄마, 딸, 손녀, 강릉에 사는 사람, 어디 출신, 직업, 무엇을 좋아하는 사람, 어떤 걸 싫어하는 사람, 무엇을 잘하는 사람, 어떤 것에 서툰 사람 등등. 그런데 막상 수많은 수식어들이 나의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되물을 때 머리가 멍해진다.

"그게 나의 무엇을 말해주는 거지?"


쿵푸팬더3에서 전개되는 포의 여정도 여기에서 시작한다.

"용의 전사? 그게 뭔데?"라는 질문에서 "나는 누구인가?"로 이어지는 물음표.


포의 여정이 바로 터콰이즈 컬러의 핵심 키워드다. 개성화 과정.

개성화 individuation이라는 것은 칼 G. 융이 제시한 개념이다. 융은 개성화 과정이 곧 자기실현의 과정이라고 말한다. 우리에게는 자신 안에 있는 모든 면을 다 살아내고자 하는 강력한 요구가 숨어있어서 그중 어떤 것만 골라서 살아가고 싶어도 무의식이라는 놈이 그걸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는다고 한다.


'이제는 좀 이런 면도 꺼내서 살겠지, 이제는 이 안에 들어있는 저런 면도 보겠지'라고 기다리다 더 이상은 안 되겠다 싶을 때 무의식이 의식이라는 무대로 불쑥 튀어 올라온다.


"왜 나를 무시해? 왜 못 본 척 해? 왜 자꾸 피하기만 해? 나도 너야!!!" 라면서.


쿵푸팬더에도 이런 캐릭터가 등장한다. 악당 '카이'.

쿵푸팬더3, 카이는 영혼계로 쫓겨나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존재가 된다.


'포'의 대사부 우그웨이와 둘도 없는 전우였지만 세상의 모든 '기'를 독차지하려는 카이의 욕심에 둘 사이는 틀어진다. 우그웨이와 카이의 대결은 우그웨이의 승리로 끝나고, 카이는 영혼계로 쫓겨나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존재가 된다.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존재'

이것 때문에 카이는 500년이라는 긴 시간을 기다린 끝에 지구로 돌아온다. 세상 사람들에게 추앙받는 우그웨이의 존재, 그 존재를 지워버리고 그 자리에 자신이 올라서려고 한다.

카이를 대적할 수 있는 건 '기'를 마스터한 사부뿐이다. 그리고 그 사부가 될 수 있는 자가 바로 '포'다. 다행히 포가 태어난 팬더 마을은 옛날 옛적 기를 다루는 팬더들이 사는 곳이었다. 포는 기를 터득하러 비밀의 팬더마을로 떠난다. 팬더 아빠 '리'는 그에게 기를 배우려면 먼저 진짜 팬더처럼 살아야 한다고 알려준다. 팬더처럼 자고, 팬더처럼 먹고, 팬더처럼 구르고... 진짜 팬더처럼 사는데 익숙해져 가는데 '리'는 아무것도 가르쳐주지 않는다. 사실 아무것도 몰라서 가르쳐줄 게 없었다. 절망에 빠진 포, 그 절망 앞에 카이가 와 있다.


이 순간 다행히 포의 머릿속에 무언가 스치고 지나간다. 스승의 말 한마디!

"기를 터득하려면 자기 자신부터 알아야 해!"

포가 팬더들에게 말한다.

"진짜 힘은 가장 자기 자신 다울 때 나와요."


포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은 것일까?

"나는 누구인가?"


포가 팬더들을 훈련시킨다. 그들이 가장 좋아해서 가장 잘하는 것으로. 딤섬 먹기, 구르기, 포옹하기, 리본 댄스 등등. 진짜 팬더처럼 살기 위해 그들을 열심히 관찰하고 따라 하던 포가 보았던 그들의 진짜 모습, 그들의 진짜 '자신 다움'을 한껏 살려준다.


최후의 순간, 카이를 혼자 영혼계로 보낼 수 없다는 걸 알아챈 포는 카이를 안고 함께 영혼계로 간다. 거기서 카이에게 기를 빼앗길 위기에 처하자 그가 '자신 다움'을 훈련시켜 준 팬더들이, 동료들이 그를 구한다.

쿵푸팬더3, 내가 '자신 다움'을 찾아준 이들이 결국은 나를 구한다.


그들의 진짜 '자신다운 모습'이 포를 구한다!

나에겐 그들이 포의 그림자로 느껴졌다. 그리고 포가 나처럼 느껴졌다.


'결국 나를 구하는 건 나의 그림자 들일 수도 있겠구나!'


이 생각이 스치는 순간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진짜 '나다움'을 찾는 건, 부분이 아니라 전체의 나를 살아낸다는 건, 내 안의 수많은 그림자들에게 그들 다움을 찾아주는 과정이구나. 보기 싫고 인정하기 싫다고 그 존재 자체를 잊어버리려고 하면 나의 그림자는 악당 '카이'의 모습으로 나를 찾아오는구나.


"나의 기가 그렇게 탐나면 가져 보시지."

드디어 기를 마스터한 포가 카이에게 이 말을 하고는 그의 몸속으로 돌진한다. 온몸에 포의 기가 가득 들어찬 카이가 외친다.

"Too much! too much!! no~ no~!!!"


결국 나를 불쑥 찾아와 모든 걸 파괴해버리는 악당을 처치하는 방법은 그에게 기를 잔뜩 불어넣어주는 것이었다. 시푸 사부는 기가 '모든 생명 안에 흐르는 에너지'라고 했다. 나의 악당에게 내 생명 안에 흐르는 에너지를 가득 채워주면 악당은 힘을 잃게 된다. 아무리 나를 괴롭히는 끔찍한 그림자라도 그 안에 생명의 에너지를 가득 넣어주면 힘을 잃는다. 무서워도 꾹 참고 그림자에 빛을 비추면 그림자가 사라지듯이.

그림자에 생명의 에너지를 채워준다는 건 결국 지금까지 계속 말한 것처럼 그림자들에게 각자 '자기다움'을 찾아주는 것이다. 나의 미운 모습, 고운 모습, 감탄스러운 생각, 어이없는 공상, 소름 끼치는 상상까지 모두 나를 나답게 해주는 나의 어떤 부분임을 인정하는 것, 이게 바로 터콰이즈가 말하는 개성화의 여정이다.

여기에 하나를 덧붙인다면 터콰이즈는 이 모든 과정이 '놀이'라고 말한다. '포'처럼 하면 된다.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 안에 있는 흥을 누르지 않는 것, 그 흥의 리듬을 타는 것, 그 리듬 속에서 술래잡기 하듯, 얼음땡 놀이를 하듯 그림자들과 노는 것. '포'가 심각한 캐릭터였다면 쿵푸팬더3가 이렇게 재밌지 않았을 것 같다. 재밌지 않았음 이렇게 울림을 주지도 못했을 것 같다.


당신이 지금 터콰이즈에 끌린다면 당신 지금 쿵푸팬더3의 여정에 올라탄 것인지도 모른다!

"나는 누구인가?"


심각해지지 말자!

가볍고 경쾌하게 놀이하듯 답을 찾아나갈 때 당신 안의 터콰이즈가 반짝인다. 당신 안의 터콰이즈가 답을 알려준다. 터콰이즈의 말은 곧 당신의 말이다. 당신이 터콰이즈니까!





KakaoTalk_20201029_212336884.jpg "나는 누구인가?" 여전히 이 고민에 빠져있나요?



KakaoTalk_20200911_212734375.jpg 아직 가보지 않은 곳으로 한번 가볼래요? 거기에 답이 있을지 몰라요. 계단을 따라 밑으로 내려가보세요. 당신의 내면에 이를 때까지.


KakaoTalk_20201030_135806524.jpg 계단길이 어느새 숲길이 되었네요. 겁먹지 말고 계속 내려가보세요.


KakaoTalk_20200911_215553484.jpg 숲길이 당신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곳으로 데리고 갈 지도 몰라요.


KakaoTalk_20201029_211941162.jpg 와~ 이렇게 아름다운 터콰이즈빛 호수가 당신 내면에 있었네요!!


keyword
이전 10화오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