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1월 22일 일요일

새로운 메신저(터콰이즈/바이올렛)

by Redsmupet


Keynote : 타인에 대한 봉사 안에서 가슴의 창조적인 소통


Affirmation : 나는 나에게로 향하는 여정이 진행되고 있음을 느낀다. 모든 장애물은 흘러가고 있다.



새로운 메신저가 가져온 건 사진 한 장이었다.

아주 오래전 그가 찍은 제비 사진.

그가 살던 집 처마에 제비가 집을 지었단다.

새끼 한 마리가 둥지에서 떨어져 보살펴주었단다.

새로 집을 지으면서 그는 제비가 집짓기 편한 공간을 만들었다.

집을 지은 지 2년, 제비 대신 다른 새가 둥지를 틀었다.


"우리 고양이 키우자!"

"싫어."

담백한 거절.

제비를 기다리는 그가 반려동물은 싫단다.

사실 나도 그랬다.

생명을 책임지기 싫었다. 너무 무거울 것 같았다.

책임감에 압도된 돌봄이 무서웠다.

방임이라는 폭력이 나의 것이 될까 봐 두려웠다.


고양이가 키우고 싶어 진 건 일방적인 게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면서부터였다.

일방적으로 주기만 했던 것이라고 생각해왔던 관계에서

내가 받은 것들이 떠올랐다.

까맣게 잊고 있었다.

어떤 건 내가 받았는 줄도 모르고 있었다.

상대가 나에게 주는 게 마음일 때,

상대가 나에게 주는 게 일상에 녹아 있을 때 특히 그랬다.

사료 좀 줬다고 꼬리로 수줍게 스킨십을 시도하던 고양이가

"난 너에게 따뜻함을 줄게"라고 말하던 날,

주는 것인 줄만 알았던 오만함이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받은 게 많아서 줄 수 있다는 걸,

그 당연한 걸 까먹고 있는 나에게 오늘

제비 사진이 필요했던 것 같다.


KakaoTalk_20201122_163230536.jpg photo by 홍윤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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