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는 백일홍이야
오빠는 천일홍
동생은 십일홍이야
어릴 때부터
부모님의 비옥한 사랑 속에서
색깔을 다듬고 꽃잎을 늘리고 향기를 키워왔어
나를 들인다면
화단에 화려한 꽃과 향기가
끊임없이 피어나고 넘쳐흐를 거야
다음
음..
나는 들꽃이야
오빠는 풀
동생은 잡초야
부모님은 바빠 길가에 흩어져
지나는 소가 떨어뜨린 따뜻함 속에서
질긴 잎과 튼튼한 뿌리를 키워왔어
난..
흙을 붙잡을 수 있어
폭우에도 화단의 흙을 단단히 지켜줄 거야
들꽃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백일홍님 이쪽으로 오세요
짝짝짝 우와 우와 쾅쾅
누나 꽃들이 둥둥 떠내려가고 있어
화단의 흙도 모두 씻겨나갔고
배고파도 조금만 참아
소나기가 왔으니 곧 소들이 몰려올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