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혹은 멸종

by 들숨

호모사피엔스의 녹슨 청동 심장이

훌쩍 뛰어넘어 당신 등에 업혔을 때

발버둥을 치셨어야죠.

'난 종이 다르다'라고

또박또박 말씀을 하셨어야죠


너는, 너로 말미암은 강과 바다를 살리느라

몸뚱이 불살라 빙하를 녹였고

재 한 점 남기지 않고 모두 태웠다

슬기로운 자여, 너 그렇지 않았다면

너의 심장이 뜯어 먹혔을 터


강물이 바다를 파고들고

바다가 강물만 끌어안아도

수심 깊은 너 함부로 일렁거려

뒤집힌 속 드러내지 말고 잠잠하라

그 영광 속 쩌렁쩌렁은 이미 바다의 것이 됐다


만년설

바다에 뛰어들어 외로운 섬이 될 운명이여

바다가 허락한 섬의 모습은 콧구멍 까지다

입은 아니다

지혜로운 자여, 너 그렇지 않으면

너의 심장이 뜯겨 나갈 터


썰물이 너를 도와 바다가 집을 비우거든

만년설 벗어던지고 쩌렁쩌렁 발광하라

파도가 몰고 온 그의 입에 물린 거품은

물러나면 금방 사그라질 터

거품 튄 얼룩들 모두 벗어던지고 알몸으로 발광하라

이제, 뜯은 이빨들 뻔뻔하게 입가심하여

곧 들이닥칠 바다의 희번덕거림에 입질 조차하지 마라

그냥 던져보는 태곳적 버릇이다


호모사피엔스님, 기억하세요

그 선, 딱 거기 콧구멍

입은 절대 아닙니다. 사셔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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