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규를 그리다

by 들숨

지금까지

그림 속 절규는 나의 손이다

다시 그린다

그의 손이 내 귀를 감쌌으므로

그의 손을 그린다


그의 등이 나를 막고 있어

절박한 비명과 경악을 그릴 수가 없다

그의 등에

나의 입을 그린다

그의 입이 그려진다

나의 눈을 그린다

그의 눈이 그려진다

나의 절규가 그의 절규로 바뀌었다

그가 나를 가리고 절규하는 그의 절규다


나의 절규가 사라졌다

내 귀를 막고 눈과 입을 가려

절규를 배울 기회를 잃었다

이후 더 이상 실력이 늘지 않아

끝내 나의 절규를 그리지 못한

그림을 접었다

그의 뒷바라지도 끝이 났다


마침내, 절규를 완성했다

나의 손이 의 귀를 막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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