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쁘고 고맙고 미안한

2025.9.16_'[짧은글] 시간 있을 때 1' 옮긴 글

by 들숨

안될 줄 알았는데, 어찌어찌 손가락을 모두 꼽을 수 있어 다행이다.

몇 백도 아니고 겨우 열 편 쓰고 이런다는 게

부끄러운 일이지만 내일이 있어 용감해졌나 보다.


전화도 인터넷도.. 다행히 티브이는 딱 한 곳 s,

그곳 K는 나오지 않지만 시청료는 낸다.

운 좋은 날 M이 하나 더 잡히는.. 문명이 비워둔 자리.

기다리느라 얼마 안 되는 데이터가 며칠 안돼 모두 소진되는,

그래서 엄두를 못 내고 생각만 하다

지난달 난생처음 이런 곳에 가입이라는 것도 해보고

운 좋게 작가도 되었다.

어떤 기능이 있는지 어떻게 사용하는지 물어볼 사람도 없어 헤매지만

그래도 글을 쓸 수 있어 정말 기쁘다.

근데 이놈의 LTE는 늘 잠만 자고 눈을 깜박거리지 않으니

글을 올리는 것도 돌아다니는 것도 그가 깨었을 때 부랴부랴 후다닥이다.


종일 일에 혹사당하는 것도 모자라

전에 없던 야근까지 해야 하는 시린 눈과 검지 손가락

그리고 열받은 휴대폰이 퍼붓는 욕에 시달리면서도

주인을 잘못 만난 이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오히려 후련하다.

오래 안하리라 안심시켰지만

지금까지 한 번도 그들과 한 약속을 지킨 적이 없던 터라..


고마운 일이다. 어디에 함부로 꺼내놓지 못하고

잊힐까 조마조마 마음에만 담고 있다 처음 꺼내든

지극히 개인적이고 아집에 쌓인 글에

소중한 시간 허비하신 분들께 고마움 보다 먼저 미안함을 전한다.

진심으로.

keyword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