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도 신발도
가벼워야 산다
가벼워야 뜨고 날고
무거우면 가라앉고 묻힌다
이쯤에서
무거움은 죽어 마땅하다
일도 사랑도 삶도 죽음도
만남도 헤어짐도
온통 덩달아 가볍다
사방이 은근히 가벼움 천지다
끝없이 힘을 요구하고
갈구하고 보채는
무거움은 이제 쫓겨남이 그 이치에 맞다
무력한 오늘
힘들이지 않고 쉬이 쉬이
한 없는 가벼움에 흔들흔들
가벼움 충만한 쇠약한 오늘
몸도 마음도 세상도
살랑살랑 둥둥 날아 들뜬다
추방당하지 않으려거든 가벼워라
소외되지 않으려거든 따라 가벼워라
죽임 당하지 않으려거든 더더욱 가벼워라
가벼운 오늘도 가볍게
가벼운 내일은 더 가볍게
스리슬쩍 끼어 살다
얼떨결에 따라 죽다 보면
쉬운 생[生] 가벼이 나풀거리고
가벼운 것들 꽉 찬 마음
가벼울까 무거울까
응징당한 눈엣가시들
눈곱만큼 남아있을까? 슬며시 남아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