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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란 보석 Dec 12. 2016

장래 빚

소매치기 조심해라


어머니께 학자금 받아서

시외버스 타고 올 때 맹세했는데

이 다음에 커서 꼭 갚아야지


이 집 저 집 문 두드리다

옆 동네까지 가서 빌려온 돈

장래 빚

농사 지어 가을에 쌀로 갚는 빌린 돈

내가 이자까지 쳐서 갚아야 할 돈


어머니는 독촉 한번 안 하셨지만

졸업하고 사십 년

아직 나는 그 돈의 이자도 못 갚았다

나는 빚쟁이






상아탑을 빗대어 우골탑이라고도 불렀다.


시골에서 소 팔고 땅 팔아 공부 가르치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팔아먹을 소도, 팔아먹을 땅도 없으면 장래 빚을 빌렸다.

학자금을 빌려 쓰고 가을에 쌀로 갚던지 돈으로 갚는데 통상 이자는 1할이었다.

요즘 은행 이자에 비하면 고리다.

그것도 빌리기가 쉽지 않았다. 돈을 빌려 줄 만큼 여유 있는 집이 많지 않았다.

또 가을에 추수하여 갚을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빌려 준다.


어머니는 우리 동네에서 빌리다 안되면 옆 동네까지 가서 빌려 오셨다.

남의 돈을 빌린다는 것이 얼마나 비루한 일인가!

그것도 가을에 넉넉하게 갚을 수 있는 가세도 아닌데.....

자식 공부를 가르치기 위해서 그런 체면을 버리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셨을 것이다.




세월이 흘러 자식 셋을 대학원까지 가르쳤다.

남의 돈 빌려 가르치지 않았으니 어머니가 장래 빚 빌려 가르치신 것에 대한 보답을 내리 사랑으로 한 것일까?

그러다 보니 정작 나는 그 돈을 어머니께 갚지 못했다.

물론 당신께서 그 돈 갚아 달라는 말씀도, 바라지도 않으셨겠지만.....

내 마음에는 지금까지 빚으로 남아 있다.

나도 내 자식들에게 갚으라 하지 않으면 되는 것인가?

아~ 나는 돈 빌려 가르치지 않았으니 갚으라 할 것도 없는 것 같다.

부모와 자식 간에 무슨 채무 관계가 성립하겠는가!


요즘 흑수저 얘기가 나오면서 넉넉하지 못하게 사는 것은 자식들에게 오히려 빚을 진 느낌이다.


래 저래 우리는 빚쟁이로 살아야 하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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