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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노트에 쓴 행복 이야기
그녀가 떠나가네요
by
노란 보석
Apr 13. 2020
그녀가 떠나가네요
노란 보석
기다리지 않은 건 아니지만
제 발로 걸어와서
온통 내 마음을 흔들어 놓고
이제는 가야 한다 하네요
원래 오는 여자 안 막고
가는 여자 안 잡는 성격인지라
그런가 보다 하려 했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아쉽습니다
화도 납니다
깊은 사랑 한 번 못 해보고
정들자 이별도 아니고
지 혼자 기분 내다 간다 하니
이게 뭡니까
가기 전에 꼭 한 번 만나자고
밖에서 재미있게 놀아보자고
예쁜 그 여자가 자꾸 유혹합니다
이젠 시간이 없다고
곧 돌아간다 하면서
하루에도 몇 번씩 연락이 오는데
만날 수 없는 내 처지에 화가 납니다
정말 미치겠습니다
이젠 간다 하는 그 여자도 밉습니다
하긴 그 여자야 뭔 죄가 있습니까
19살 먹은 코로나 그 년이 문제지
그 년이 얼마나 설쳐 대는지
도대체 만나러 갈 기회를 잡기가 어렵네요
그래서 봄은 잔인하다고 한 건가요?
이 여자가 자꾸 부르는데 어찌할까요?
정말 홀딱 반할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그럼 뭐합니까
코로나 양이 바짓가랑이 잡고
가기만 하면 그냥 안 둔다고
겁나게 협박을 하는데.....
복숭아나무도 없는데 사람들은
'무릉도원'
이라고 하네요
정말 무릉도원이 맞지 싶습니다.
신이 봄소풍 나오신다면
아마 이런 곳으로 오시지 않을까요.
나도 이곳으로 하루에도 몇 번씩 달려갑니다
마음뿐이지만.....
무릉도원 입구에서 세 미인이 반갑게 맞습니다
벌써 마음은 붕 뜬 기분입니다
그래서 못 잊고 이리 갈등하는 거지요
'용기 있는 자 미인을 얻을 것이니'
라고 했지요
하지만, 나는 용기가 없어 코로나 양한테 쩔쩔맵니다
평생을 눈치만 보며 살았으니 크게 출세를 못했지요
그래도, 그래서 여기까지 잘 왔는지도 모릅니다
'말년 병장 구르는 낙엽도 조심하라'
라고 했던가요?
건강하면 내년에 다시 만날 수 있으니까요
신선이 소나무 장군의 호위를 받으며
장기 두던 곳입니다
캬~ 어떤 놈이 사진 하나 잘 찍었다
그런데 요즘 누가 장기 두나요?
컴퓨터 게임이 더 재미있는데
그래도 멋과 풍류는 장기지요
이런 데서 컴퓨터 게임은 좀 그렇지 않나요?
할 일이 없으니 별 쓸데없는 생각을 다 합니다
그래야 치매가 안 걸린다 하길래
이런 곳에서 행복하게 산다면
부귀영화를 누리고 산다 하겠지요
그것까지야 안 바라지만,
아름다운 그녀는 여기서 꼭 만나고 싶습니다
대청마루에 앉아서도 그녀를 볼 수 있습니다
온 세상이 다 내 집 정원입니다
이곳으로 친구가 매화주 한 병 들고서 찾아와 준다면.....
그 여인과 셋이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게다가
세상사 다 잊고 시 한 수 읊으면.....
캬~~~
맛있는 안주가 있으면 더 좋고
없어도 아쉬울 게 없겠지요
원래 여기서 함께 살자 했는데.....
지금도 안 늦었다고
나중에 후회하지 말라고
빨리 나오라고
하루에도 몇 번씩 연락이 옵니다
미치고 환장할 노릇입니다
여기 돌담길 돌아가면
분명 그리운 사람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돌아가진 않으렵니다
기대했다가 실망하면 더 아프니까요
그냥 추억으로 남겨두고
생각날 때 이렇게 꺼내 보렵니다
그대 어찌 그냥 간단 말이오
끝까지 나를 외면할 수 있나요?
춤추는 내 모습이 아름답지 않나요?
체면이 그리 중한 가요?
호호호 사내가 용기가 없군요
이제껏 내 앞에서
발걸음 멈추지 않은 남자를 본 적이 없고
곁눈질 안 한 사내를 본일이 없소
무심한 척 못 본체 하지만
나는 다 압니다
남정네들 속마음을.....
봄은 그렇게 조용히 오더니
연못 속에도 하나가 들어갔습니다
세상 어느 한 곳도 빼먹지 않고
치장하겠다는 심사인 게 틀림없습니다
조용히 와서
화려하게 꾸미고
화끈하게 놀다가
소리 없이 가는 게 봄이지요
모두를 가슴 설레게 해 놓고
넋을 빼놓고 가지요
그래서 봄바람도 나는가 봅니다
아지랑이 피어나듯 몽글몽글 연정이 피어올라
새싹 돋듯 사랑이 살포시 싹튼답니다
봄은 사랑의 묘약이 필요 없는 계절입니다
고향집입니다
아버님도 가시고
어머님도 계시지 않은 고향집은
더 이상 고향집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냥 추억 속의 한 장소인 거죠
그때가 그립습니다
그 친구들은 지금 어디서 무얼 할까요
정말 보고 싶습니다
부모 형제가 그립습니다
비록 가난했지만 참 행복했는데
지금은 더 좋은 집에 살고
더 맛있는 음식을 마음껏 먹지만
그때만큼 행복하진 않습니다
부족한 걸 사랑으로 채워서
부자처럼 살았으니까요
너무 많은 걸 물질로 채워서
사랑이 들어갈 틈이 없네요
사랑한다는 말은 범람하는데
들어갈 곳이 없어 겉돕니다
말 안 해도 아는 사랑
그 사랑이 진짜 사랑인 거 같아요
고향집 한편이 이랬습니다
지금은 추억 속의 장면입니다
다시 돌아갈 수 없어서 더 그리운 건가요?
이번 미스 벚꽃 콘테스트에 나가서
진 먹었다고 자랑입니다
빨리 나오라고 유혹하네요
이렇게 예쁜데 어떻게 외면하나요
정말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 없지요
코로나야~
제발 한 번만 봐줘라
저 여자 가기 전에 한 번만.......
사실 예쁜 여인이 너무 많아서
어디를 봐야 할지 가끔은 헷갈립니다
다 봄 탓 이겠지요
그냥 카메라 하나 들고나가서
눈이 맞으면 마음껏 즐기면 되는 건데
이 사진도 아름답지 않나요?
소나무 두 그루,
벚꽃 두 그루,
조그만 둔덕,
앞산 그리고 하늘이
"제 각각의 색을 갖고
사이좋게 적당히 배분해서
자리를 잡고 앉으니
멋진 조화를 이뤄서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되었습니다."
구도라는 것을 이론이 아닌
쉬운 말로 표현해보았습니다.
오늘 여기 실린 작품들은 이렇게
구도를 신경 써서 찍은 작품들입니다
글을 다 읽고 나시면
그런 관점에서 음미하며
다시 한번 집중해서 보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도 이렇게
각자의 장기와 능력을 살려서
서로를 배려하면서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협업한다면
훌륭한 성과를 내게 되겠지요.
그곳에 가면 그녀를 만날 수 있습니다
꽃단장하고 기다린다고 했습니다
마음은 벌써 그곳에 가 있습니다
여기도 있습니다
이번엔 밀려서 선밖에 안 됐다며
조금 서운해하는 분위기입니다
아름다움을 따지는 거니 그럴 만도 하지요
욕심이란 게 한이 없나 봅니다
위만 보고 살면 자존감 무너지고
아래를 보고 살면 행복하다네요
그런데 위를 안 보면 발전은 없다 하네요
뭐 어쩌라는 건지.....
장독대 옆에서 조용히 기다리는
다소곳한 요조숙녀도 있습니다
은근히 눈길이 갑니다
그러고 보면 나는 난봉꾼이 맞는가 봅니다
난봉꾼이 봄바람 한 번 못 피고
방콕에 와서 이러고 있습니다
이게 다 코로나 그년 때문이지요
독한 년!
어떡 허든 내쫓아야 기를 펴고 살 건데.....
이렇게 모여 있으면 안 된다고 하는데
얘들은 괜찮은가 보죠
부러워라!
함께 모이니 더 아름다운 것 같네요
서로 자기가 더 예쁘다고 보아 달라네요
다 예쁜 걸 굳이 우열을 가릴 필요는 없겠지요
허허~ 그냥 웃지요
아름다움을 예찬할 글 솜씨가 부족한 게 아쉽습니다
시쳇말로 홀딱 반해버렸습니다
"나 너 좋아!"
오래 살다 보니 허리도 휘고 상처도 큽니다
이젠 그게 훈장이 되었네요
어느덧 위엄을 가지고 만상을 내려다보는
존경받는 위치까지 올랐습니다
온갖 아름다운 것들이 경배합니다
바야흐로 봄입니다
봄은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으로 왔는데
이 정도는 되어야 제대로 된 향기가 나겠지요
사람도 향기가 나는 사람이 있지요
향수 많이 뿌려서 나는 향기 말고
인품에서 우러나오는 향기
고창에 가면 작은 절 '미소사'라고 있습니다
그곳 주지스님이 그러하십니다
미소가 떠나지 않는데 온화한 인품에 절로 감화됩니다
'아름다운 사람은 향기가 난다'
라는 말은
그 스님께 어울릴 듯싶습니다
제 이 예찬이 오히려 누가 되지 않을까 송구한 마음입니다
바라보노라면 숨이 막힐 지경입니다
이래도 안 나올 거냐고
그녀가 끈질기게 유혹을 하네요
나 어쩌면 좋아요?
방콕에서 나 미칩니다
이 치마폭에 싸여 하루를 보낼 수만 있다면
소원이 없겠습니다
이제 정말 간다고 하네요
사흘의 말미를 주었는데도
끝내 못 만나고 보냅니다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
화려한 옷일랑 벗어던지고
미련 없이 간다고 합니다
그녀가 정말 간다고 합니다
*여기 있는 사진을 작가의 허락 없이 무단으로 사용하는 것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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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기업 시스템 구축 컨설팅을 하고 있음. 한국사진작가협회 사진 작가. 시, 소설, 에세이를 행복의 구도에 맞추어 촬영 하듯 쓰고 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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