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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란 보석 Mar 22. 2021

4.2 군사동맹

 제4장 : 합종연횡



  4.2 군사 동맹



  이제는 막강한 육군이 있는 <와우 공화국>을 설득해야 한다.


  “<와우 공화국>의 번창하심을 참으로 축하드립니다! 우 선생께서는 그동안 잘 계셨나요?” 외참이가 두 날개를 살짝 펴고 앞으로 내어 맞대며 정중하게 인사했다.

  아니 이놈들 참새가 또 무슨 꿍꿍이속이 있어 존댓말을 쓰는가? 하고 소들은 의아해했다. 이제까지 이렇게 정중하게 예의를 갖추고 공손하게 인사하는 걸 본 일이 없었으니 그럴 수밖에 더 있겠는가.

  “내가 어찌 지내건 네 놈이 무슨 상관이냐?” <와우 공화국> 대장 누렁이 누우가 시큰둥하여 일어서지도 않고 누워서 말했다. 사실 소들은 참새가 얄밉고도 괘씸했다. 소죽과 사료에 들어 있는 맛있고 영양가 있는 곡식만 골라 빼앗아 먹는데 반가울 리가 없었다.

  “아~ 그동안 참으로 실례가 많았소. 우리가 오죽 배가 고프면 그런 실례를 했겠소. 양으로 보면 많지 않은 양이니 공들의 넓으신 아량으로 불쌍한 참새들에게 적선했다고 참말로 좋게 생각해 주시오” 공참이가 공손하게 사과하고 이해를 구했다.

  “우리 <참새민국>은 당신네 <와우 공화국>과 염치 불고(廉恥不顧)하고 군사동맹(軍事同盟)을 맺으러 왔소!” 외참이가 단도직입(單刀直入)적으로 본론을 꺼냈다.

*염치 불고(廉恥不顧) : 체면을 차릴 줄 알며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

  우 선생이 아무리 마음이 좋다고 해도 그 정도 말로 마음이 풀릴 일이 아니었다. 소 등 위에 올라앉아, ‘네 고기 열 근 하고 내 고기 한 첨을 안 바꾼다’라고 하며 놀리던 수모를 잊을 수 없다.

  “야 인마, 고기 맛 좋다는 너희들끼리 잘살아 보아라. 제발 보기 싫으니 우리 눈앞에서 사라져 줘라. 이놈아~ 우리 주인 보석님은 매일 우리에게 맛있는 먹을 것을 주시는데, 우리가 무엇이 아쉬워서 배은망덕(背恩忘德)하게 주인님을 배반하고 예의도 없고 의리도 없는 너희들과 어울릴 것이냐? 허허, 표리부동(表裏不同)한 네놈들과 군사동맹(軍事同盟)을 맺는다고? 네놈들이 감히 내 앞에서 언감생심(焉敢生心) 그런 말을 할 수 있더냐! <와우 공화국>은 더 단호했다. 이거 큰일 났다 싶었다. 이러면 안 되는데……. 두 참새는 난감한 지경에 이르렀다. 

*배은망덕(背恩忘德) 남에게 입은 은덕을 저버리고 배신하는 태도가 있음.

*표리부동(表裏不同) 겉으로 드러나는 언행과 속으로 가지는 생각이 다름.

*언감생심(焉敢生心) 어찌 감히 그런 마음을 품을 수 있겠냐는 뜻으로, 전혀 그런 마음이 없었음을 이르는 말.

  “와우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니 참으로 면목이 없소이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소이다.’ 이렇게 진심으로 사과드리니 넓으신 아량으로 그동안의 무례를 용서해 주시지요.” 외참이와 공참이는 공손하게 날개를 살짝 펴고 다시 용서를 청했다.

  “너희들이 아쉬워서 머리를 조아리는 것 같은데 우리는 네놈들 일에 관심이 없다.” 이번엔 당우가 나서서 강하게 거부했다. 두 참새는 참으로 난감했다. 그렇다고 가장 힘이 강한 <와우 공화국>을 제켜 놓고 인간과의 전쟁을 논한다는 건 ‘앙꼬 빠진 찐빵’이나 다름없는 일이었다. 외참이와 공참이는 마주 보며 은밀하게 눈으로 신호를 주고받았다.

  “그런데, 왕우 님 소식은 참으로 알고 계시겠지요?” 잠시 고뇌하던 외참이가 정색을 하고 조용히 물었다.

  “아~ 자네가 우리 아버님 소식을 아는가?”

  “아직 참말로 모르신다는 말씀입니까?”

  “지난번 보석 주인님과 함께 나가신 후론 아직 소식이 없어 궁금한데 너희가 알고 있는 게 있느냐?”

  “어허, 이걸 참말로 어쩌나!” 외참이는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더는 말을 하지 않았다. 소들이 모두 모여들었다. 모두 외참이의 입을 바라보며 무슨 말이 나오나 기다리고 있었다.

  “허허, 난감합니다! 먼저 참으로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기에 그렇게 입이 가벼운 참새가 저렇게 뜸을 들인다는 말인가! 소들은 궁금증과 걱정이 함께 몰려왔다. 소들은 왕 눈을 조그만 참새 외참이에게 고정하고 두 귀를 쫑긋 세우며 무슨 말이 나오나 기다리고 있었다. 

  “에이, 뜸 들이지 말고 빨리 말 좀 해 봐라!” 성질 급한 당우가 큰소리로 재촉했다.

  외참이가 주먹만 한 눈물을 흘리며 아니 참새니까, 이슬만 한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참으로 안 됐소, 이런 소식을 전하게 되어 우리도 참으로 유감이오. 먼저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너 지금 뭐라 했느냐? 우리에게 조의를 표한다고 말했느냐? 이놈들이 감히 어디 와서 장난을 치고 그러느냐.” 와우가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눈을 크게 부릅뜨고 큰 소리로 나무랐다.

  “어찌 이런 일로 감히 장난을 칠 수 있겠습니까? 참말로 당신의 아버님께서는 도살장으로 끌려 들어가셨습니다. 참으로 다시 한번 삼가 돌아가신 왕우 님의 명복을 빕니다!” 외참이가 무거운 목소리로 공손하게 말했다.

  “-----------”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러다가 소들이 일제히 소리쳐 울기 시작했다.

  “음매~에” 

  “음매~에”

  “음매~에”

  소들의 통곡 소리는 그칠 줄 몰랐다. 참새들도 함께 소리쳐 울었다. 깜짝 놀라 소 주인 보석이 뛰어나왔으나 영문을 알 수 없었다.

  “소들이 무슨 안 좋은 일이라도 있나?” 

  보석이 외양간을 돌아보는데 주인을 본 소들이 펄펄 뛰며 큰 소리로 소리쳐 울었다. 성질 급한 당우는 식식거리며 뿔로 기둥을 들이받고 있었다. 보석은 처음 보는 광경에 어안이 벙벙할 뿐이었다. 암소들은 서로 머리를 맞대고 ‘음매~에’ 목 놓아 울었다. 한참을 울던 누우가 정신이 들었는지 얼굴을 들어 외참이를 보고 물었다. 

  “그런데 여기를 어찌 방문하신 게요?” 방우가 이제 하대하던 것을 바꾸어 존댓말을 쓰기 시작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나 우리도 석 달 전에 130수의 형제 참새들이 저놈 보석에게 잡혀가는 참사를 당했소.”

  “그 일이야 우리도 보아서 잘 알고 있소.”

  “그 원수를 갚으려 하는데 도와주셨으면 해서 참으로 염치 불고(廉恥不顧)하고 방문했소.” 이번에는 공참이가 날개를 살짝 펴서 앞으로 공손하게 맞대고 조용히 말했다.

  “일이 이렇게 된 이상 그 일은 이제 우리 <와우 공화국>의 일이오. 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복수하고 말 것이요!” 노기충천(怒氣衝天) 누우가 앞발로 땅을 치고 울면서 소리쳤다.

*노기충천(怒氣衝天) 성이 하늘을 찌를 듯이 머리끝까지 치받쳐 있음.


  그 자리에서 양국 외교부 장관은 동맹을 맺고 협정서에 서명했다. 당연히 다른 동물들과 연합전선을 펴는데도 전격적으로 합의했다.



  다음 목표는 막강한 공군력을 지닌 <메추리 합중국>을 설득하는 것이다. 


  그러나 상대는 결코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다. 외참이와 공참이는 메추리를 어떻게 설득할 것인지 한참을 숙의하고 조처를 한 다음 <메추리 합중국>을 방문했다.


  “외추리 장관님 참으로 반갑습니다. 그간 별고 없으셨겠지요?”

  “우리는 잘 지내고 있소만, <참새민국>도 다들 안녕들 하지겠지요? 그런데 외참 장관과 공참 장관 두 분께서 어인 일로 예까지 찾아주셨는지요? 

  외추리는 겉으로는 반갑게 맞았지만, 권모술수(權謀術數)에 능한 참새인데 이자들이 또 무슨 꿍꿍이속이 있어서 왔는가 싶었다.

*권모술수(權謀術數) : 목적 달성을 위하여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아니하는 온갖 모략이나 술책.

  “저희도 장관님의 염려 덕분에 참으로 잘 지내고 있소만, 오늘은 참말로 중요한 정보를 알려드리려고 찾아왔습니다만…….”

  “중요한 정보라는 게 무엇인가요?” 


  외추리는 궁금해 물으면서 참새 이놈들이 또, 입에 꿀 바른 듯 달콤한 말을 하는 걸 보니 무슨 꿍꿍이속이 있어서 구밀복검(口蜜腹劍) 하는 건 아닌가? 의심되었다. 전에도 잘 여문 수수밭에서 매 소리를 내서 메추리를 쫓아내고 참새끼리 다 먹어 치운 적이 있었다. 계명구도(鷄鳴狗盜)라고 잔꾀에 능한 참새를 좋아하지 않았다. 메추리와 참새는 활동 공간이 겹쳐서 갈등이 많았다. 메추리로서는 자기보다 한참 작은 참새가 얄밉게 선수를 치고 맛있는 걸 먼저 입을 대는 게 제일 못마땅한 점이었다.

*구밀복검(口蜜腹劍) 입에는 꿀이 있고 배 속에는 칼이 있다는 뜻으로, 말로는 친한듯하나 속으로는 해칠 생각이 있음을 이르는 말.

*계명구도(鷄鳴狗盜) 비굴하게 남을 속이는 하찮은 재주 또는 그런 재주를 가진 사람을 이르는 말. 중국 제나라의 맹상군이 진(秦) 나라 소 왕(昭王)에게 죽게 되었을 때, 식객(食客) 가운데 개를 가장하여 남의 물건을 잘 훔치는 사람과 닭의 울음소리를 잘 흉내 내는 사람의 도움으로 위기에서 빠져나왔다는 데서 유래한다.


  “허허, 이거 참말로 민감한 문제라서…….” 외참이는 여럿이 있는 자리에서 말하기엔 부적절하다는 신호를 보냈다. 눈치 빠른 외추리 장관이 즉시 주위를 물렸다. 상대방도 외추리 장관과 방추리 장관만 남았다.

  “자, 이제 우리끼리만 남았으니 중요한 정보가 무엇인지 들어봅시다.” 외추리 장관이 궁금해서 못 참겠다는 듯 물었다.

  “혹, 귀국에서도 이미 정보를 입수해서 참말로 알고 계신지도 모르겠으나……. 실은 범말 청년들이 ‘농촌 소득 증대 사업’을 하겠다고 하는데…….” 

  “범말에서 ‘농촌 소득 증대 사업’이라니요?”

  “메추리 양식과 메추리 고기 가공업을 하겠다는 계획을 참말로 세우고 있어서…….” 외참이가 심각한 표정으로 외추리의 귀에 대고 속삭이듯 말했다.

  “예? 그, 그게 사, 사실입니까?” 방추리가 놀라서 말을 더듬고 있었다.

  “그제 범말 마을회관에서 회의하는 걸 참말로 내가 직접 들었소. 벌써 메추리 사육부지와 가공공장 용지 선정 작업에 들어간 거로 알고 있소만.” 외참이는 각본대로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었다. 외추리와 방추리의 표정이 어두워지며 눈동자가 흔들리는 걸 보고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어허~ 이거 큰일 났는데……. 이걸 어쩌면 좋단 말이요?” 외추리의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외참이 말이 사실이라면 국가의 흥망성쇠(興亡盛衰)가 달린 심각한 문제였다. 방추리도 상기된 얼굴로 안절부절못하고 있는 게 보였다.

*흥망성쇠(興亡盛衰) : 흥하고 망함과 성하고 쇠함.

  “홍보석이가 당신들을 생포하겠다고 오늘 새 그물을 사 오는 걸 참말로 보았소.” 공참이가 기회를 놓치지 않고 결정적인 정보를 흘렸다.

  “벌써 그렇게까지 진행되었단 말이오?” 방추리가 놀라서 큰 소리로 물었다. 예상보다 빨리 진행되는 사업 진행 소식에 당황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두 메추리 장관은 서로 바라보며 어쩌면 좋지 하고 어안이 벙벙해하고 있었다. 

  “그렇소! 만약 실기한다면 참으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망우보뢰(亡牛補牢)의 우를 범해 천추의 한으로 남을지도 모르겠소. 그래서 말인데…….” 외참이는 말끝을 흐리며 잔뜩 뜸을 들였다. 

*망우보뢰(亡牛補牢)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뜻으로, 일이 이미 잘못된 뒤에는 손을 써도 소용이 없음을 이르는 말.

  “무슨 좋은 수라도 있소? 어이 말해보시오?” 방추리가 참지 못하고 재촉했다.

  “당신들도 다 아는 바와 같이, 우리 <참새민국>은 인간들로부터 독극물 테러를 당해 130수의 국민이 참으로 무참히 목숨을 잃는 참사를 당했소. 그런데 이것이 끝이 아니고 이제는 공기총까지 갖고 마구 쏘아대고 있으니 참말로 미칠 지경이오.” 공참이가 본론으로 들어가지 않고 다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야 우리도 같은 처지이지만 뭐 뾰족한 수가 없으니…….” 방추리가 동의하지만, 망설이면서도 무슨 확실한 대책이 있냐는 표정이었다.

  “우리는 이미 <까치 공화국>, <계룡민국>, <와우 공화국> 등과 동맹을 맺고 인간을 공격하기로 참말로 약속했소.”

  “그런 일이 있었나요? 그렇다고 해도 우리를 당신들의 전쟁에 끌어들일 생각일랑 하지 마시오. 설마, 당신들이 인간을 상대로 싸워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요?” 외추리는 냉정하게 계산하고 있었다. 그런 거야말로 ‘계란으로 바위 치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판사판(理判事判) 아니겠소! 이리 죽으나 저리 죽으나 어차피 죽을 거라면 싸워나 보고 죽어야 참으로 후회하지 않을 것 아니오. 당신들도 닭처럼 닭장에 갇혀서 죽을 날만 기다리는 그런 감옥 같은 삶을 참말로 살고 싶은 건 아니겠지요?” 공참이가 기회를 놓칠세라 적극적으로 설득했다. 공참이는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하며 저들의 반응을 살폈다.

  *이판사판(理判事判) 막다른 데 이르러 어찌할 수 없게 된 지경.

  “그런 말이랑 마시오. 어찌 닭처럼 지옥 같은 닭장 안에 갇혀서 산단 말이오. 우리 동물의 속담 중에 ‘개, 돼지처럼 사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낫다’는 명언도 있지 않소. 닭이 개, 돼지보다 더하면 더했지 뭐가 다를 것이 있소. 우리도 승산이 반만 있어도 한번 해볼 생각이 있소.” 

  방추리의 마음이 반 이상 돌아선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외추리도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그거야 우리가 참으로 얼마나 치밀하게 준비하느냐에 달린 것 아니겠소. 사즉필생(死卽必生), ’ 죽고자 하면 살 것이고 ‘, 생즉필사(生卽必死), ’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라 하지 않았소.” 공참이 적극적으로 설득했다.

  두 참새 장관은 이제 거의 다 되었다고 생각했다. 상대에게 승리할 수 있다는 신뢰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다. 두 참새는 안심하긴 이르지만 성공을 예감하고 있었다.

*사즉필생(死卽必生) 죽고자 생각하면 반드시 살 것이라는 뜻으로, 어떤 일을 할 때 물러서지 않고 각오를 단단히 하면 어려운 일도 해낼 수 있음을 이르는 말로 이순신 장군이 한 말임. 

*생즉필사(生卽必死) 살고자 하면 반드시 죽는다는 뜻으로, 어떤 일을 할 때 각오를 단단히 하지 않으면 제대로 해낼 수 없음을 이르는 말로 이순신 장군이 한 말임. 

  “이 문제는 보통 중요한 문제가 아니니 우리도 생각할 시간을 좀 갖고 대통 추리님과 협의를 좀 해봐야 할 것 같소.” 

  신중한 외추리는 국가의 대사를 그렇게 쉽게 결정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삼사일언(三思一言)이라 했는데, 국가의 존망이 달린 만년지계(萬年之計)를 결정하는 일을 경솔하게 결정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일단 시간을 벌어야 하겠다고 판단했다.

*삼사일언(三思一言) : 세 번 생각하고 한 번 말한다는 뜻으로, 말을 할 때는 신중히 생각한 후에 해야 함을 이르는 말.

*만년지계(萬年之計) : 아주 먼 훗날까지 걸친 큰 계획.

  “알겠소! 그럼 늦어도 모레까지는 참말로 회신을 주시오.” 

  외참이와 공참이는 메추리들이 연합군에 합류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확신하며 아무런 걱정 없이 미소 지으며 돌아왔다.


  <메추리 합중국> 국무회의장은 충격에 휩싸였다. 인간들이 메추리 사육장과 가공공장을 세운다는 사실은 나라의 존망이 달린 문제이기 때문이었다. 정보부장 정추리도 그 정보가 맞는 정보라고 확인했다.

  약간의 갑론을박(甲論乙駁)이 있었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마침 동물 국가들이 단합해서 인간과 연합 전쟁을 벌인다고 하니 그래도 다행이라 생각했다. 


  갈이천정(渴而穿井), 즉 ‘목마른 놈이 우물 판다.’ 마음이 급해진 외추리와 방추리가 다음날 <참새민국>을 방문하여 동맹을 맺고 협정을 체결했다. 사실 범말 농부들이 ‘농촌 소득 증대 사업으로 메추리를 사육하고 가공공장을 짓는다는 말은 거짓이었다. 보석이가 심심하다며 메추리 잡을 그물을 사러 가겠다고 하는 말을 들었을 뿐이었다. 환경부 장관 환참이를 시켜서 정추리 부하가 정탐할 때 거짓 정보를 슬쩍 흘린 것일 뿐이었다. 

  병법 삼십육계(三十六計) 중 ‘제8계 암도진창(暗渡陳倉), 허위 정보를 누설하여 역으로 이용하라.’와 ‘제33계 반간계(反間計)‘적의 첩자를 역으로 이용하라.’라는 계략을 이용한 것일 뿐이었다.

*갈이천정(渴而穿井) 목이 말라야 비로소 샘을 판다라는 뜻,  ①미리 준비)를 하지 않고 있다가 일이 지나간 뒤에는 아무리 서둘러 봐도 아무 소용이 없음  ②또는 자기가 급해야 서둘러서 일함.

*암도진창(暗渡陳倉) 허위 정보를 누설하여 역으로 이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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