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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란 보석 Aug 28. 2022

감사의 인사

어머니를 주님께 보내드리고

감사의 인사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보내주신 위로와 도움 덕분에 8월 26일 천안 북면 선산에서 어머니를 주님 품으로 평안하게 보내드렸습니다.


아버님께서 너무 일찍 천국에 가신 관계로 

어머니께서는 47년간 홀로 저희 4남매와 가정을 지키시느라 고단한 삶을 사셨지만, 

주님을 믿고 의지하며 바르게 사는 모범을 보여 주셨습니다.

이 세상에 위대하지 않은 어머니가 없겠지만, 

저희에게는 위대한 영웅이자 한없이 자비로운 엄마였습니다.

세찬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지 않는 바위같이

찬바람이 몰아쳐도 든든한 담벼락처럼

폭우가 쏟아질 땐 큰 우산처럼

그 작은 몸으로 거인처럼 우리를 지켜 주셨습니다.

행여나 자식들이 잘못된 길을 갈까

불손한 언행을 하지 않을까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을까

'아비 없는 자식' 소릴 들을까 염려하시면서

항상 경계하며 훈계를 게을리하지 않으셨습니다.

잠든 시간 이외에는 일을 하시면서도 기도를 쉬지 않으셨으니

불민한 저희가 이나마 살아갈 수 있었던 원천이었다 싶습니다.


60년대 제가 초등학교 시절 물래방앗간에 문둥이들이 살았을 때,

그들이 동냥을 오면 초가삼간에 어렵게 살면서도 마당 한편에 자리를 깔고 상 차려 주셨던 장면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또, 너희 4남매를 키우면서 '이놈의 자식'이라는 욕조차 한 번도 하지 않으셨다는 말씀은 잊을 수 없습니다.

어느 누구도 업수이 여기거나 허튼 말씀을 하신 적이 없으셨지요.

지난주 임종 면회를 갔을 때 간호사 선생님이 '할머니께서 저에게 정말 잘해 주셨어요'라고 하던 말이 

잊히지 않습니다. 

몸이 불편하여 움직이기도 어려운 어머니가 뭘 잘해드렸을까요?

저희 황가네는 완고한 유교 집안이었지만, 어머님의 전교로 모두 천주교에 귀의하였으니 

그 또한 뜻깊다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팝에 고깃국은 못 먹여도 한 끼라도 굶기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라고 말씀하셨지요.

불철주야 쉬지 않으셨던 모습을 직접 보고 느꼈는데 그 노고를 어찌 잊을 수 있겠습니까? 

이런 어머니를 끝까지 모시지 못하고 요양병원에 모신 불효의 죄를 지었으니 차마 얼굴을 들 수 없습니다.


이번 장례 중에 뒷산에 홀로 계시던 아버님을 어머니와 합묘하여 선산에 모실 수 있어 

그나마 조금은 위안이 됩니다.

95년 이승의 삶은 고달프셨지만,

어느 성직자 못지않게 하느님을 믿고 의지하며 기도와 전교를 게을리하지 않으셨으니 

분명 그토록 원하시던 천국에 들어가셨으리라 믿습니다.

장례 중에 연도를 비롯하여 장례절차에 함께 해 주시고 기도를 해주신 데 대하여도 감사드립니다.


저희도 어머님의 뜻을 받들어 바르게 살며 세상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는 삶을 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많은 지도와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다시 한번 그동안 보내주신 후의와 격려에 대하여 감사드립니다.

댁내 평안과 건강함을 기원하며 하느님의 은총이 충만하시길 기도합니다.


댁내 대소사가 있을 때에는 필히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오늘의 은혜는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2022년 8월 27일


자 : 노란 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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