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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란 보석 Oct 20. 2022

비가 내려서 견딜 수 있었다

사모곡

비가 내려서 견딜 수 있었다


                                           노란 보석

여전히 나는

때 되면 밥 먹고

가끔 TV를 보다 웃고

물때 맞춰 사진도 찍고

운전할 때 음악을 들으며 흥얼거린다


그리고 가끔 내님 생각이 나면 슬퍼진다

별이 보이면 어느 별이 되셨을까 찾고

밥 먹다 문득 생각이 나면 숟갈을 놓는다

허리 굽은 할머니를 보면 다시 생각나고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본다

잠자리에 들다 문득 생각나면

이불깃을 눈물로 적신다

그래도 졸리면 다 잊고 잠이 든다


그리워지면 하염없이 눈물이 났다

슬그머니 하늘도 보고

뒤돌아서서 손수건도 꺼냈다

안 그런 척 목소리를 높이기도 하고

씩씩한 척했다


사진 여행 중 한동안 매일 비가 내렸다

손수건 꺼낼 일도

남 눈치 볼 일도

하늘을 멍하니 쳐다볼 일도

없으니 차라리 편했다


어느 순간엔가

그게 내님의 눈물인가 싶었다


몸도 젖고

가슴도 젖고

땅도 젖었다


그곳에 내님 함께 계셨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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