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바람
노란 보석
가을바람이 창문을 닫으려 한다
내가 다시 여니
내 방을 넘보던 달님이 머쓱하여
얼굴을 붉힌다
귀뚜라미는 무슨 사연 그리 많은지
밤도 깊었건만 저리 시끄럽다
난 너에게도
저 애에게도
관심이 없다니까
바람아 너에게 청이 하나 있는데.....
아니 듣지도 않고 창을 닫아 버리냐
바람아 가지 말고 제발 청 하나만 들어줘라
이 안부 좀 전해다오
떠난 지 삼 년인데 소식조차 없단다
미안하다 달님아
혹 어디서 그 사람을 보았느냐
너는 알고 있겠지
제발 그 사람 소식 좀 들려다오
미안하다 귀뚜라미야
혹 그 사람 소식 전하려 떠든 거였냐
진즉 그리 말을 하지
가을에 떠난 사람
단풍 들면 돌아온다 했지
찬 바람 불고
기러기들도 돌아오는데
그 약속 벌써 잊었단 말인가
그리 수이 잊힌단 말인가
그 약속
내겐 돌에 새긴 듯 명징하건 만
무탈하단 소식만이라도
당장 돌아오진 못해도
아~~ 저기 벌써 낙엽 지는데
서리도 내리는데
멍이 든 가슴이 시리고 아프다
찬바람이 모질게 칼질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