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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란 보석 Oct 30. 2022

6.2 전공 치하

제6장 : 전승 보고 대회



6.2 전공 치하



  외치 장관이 나서서 분위기를 진정시킨 후 용참 대통을 소개했다.

  “시간이 늦었지만, 마지막으로 동물 연합 국가를 대표하여 <참새민국> 용참 대통께서 여러분의 전공에 대하여 치사를 하시겠습니다.

  용참 대통이 자리에서 일어나 서서히 날아오르며 두 날개를 펴서 인사했다. 박수와 함성이 천지에 진동했다.

  친애하는 <동물 연합군> 장병 여러분! 

  그리고 각국의 장관 여러분! 

  오늘 우리는 인간과의 전쟁에서 참말로 승리했습니다. 

  이제까지 동물 역사상 인간과 싸운 소규모 전투에서는 

  간혹 승리한 역사가 간혹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참으로 큰 전쟁에서 완승한 것은 

  유사 이래 유일무이(唯一無二)한 일일 것입니다.

  *유일무이(唯一無二) : 오직 하나뿐이고 둘도 없음.

  참으로 위대한 그 역사를 여러분이 창조했고, 우리가 함께했습니다.

  우리가 오늘 인간과 싸운 이유는 참말로 무엇인가요?

  그것은 자칭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이 

  우리 동물들의 기본권을 참으로 무시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우리를 속이고, 

  우리의 자유를 속박하고, 

  학대했으며, 

  참으로 비 동물적인 방법으로 우리를 잡아먹었습니다.

  인간들은 이 땅의 모든 것이 자기 것인양 행동하지만, 

  그것은 참말로 인간의 오만일 뿐입니다.

  우리는 인간보다 몇백만 년 전부터 이 땅에 먼저 터를 잡고,

  참으로 행복하게 살고 있었습니다. 

  우리 동물들은 이 땅 위에 자유롭게 자리 잡아서, 

  자유롭게 행동하며 

  참으로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습니다.

  나는 인간과 동물이 공존하면서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아갈 방도가 있다고 참말로 굳게 믿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문제는 인간이 생각을 바꾸지 않는 한 

  영원히 풀리지 않을 것입니다.

  나는 인간들에게 참말로 강력히 요구합니다. 

  동물의 기본 자유권을 인정하고, 

  가축에게는 행복권을 참말로 보장하라는 말입니다.

  우리는 참으로 동물답게 살고 싶습니다.

  참말로 인간의 잣대로, 인간의 관점에서 보지 말고, 

  똑같은 생명체의 관점에서 보아 달라는 말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우리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참말로 끝까지 투쟁할 것입니다.

  여러분! 

  참으로 존귀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그것은 자유입니다.

  자유야말로 모든 것을 우선하는 최고의 참 가치입니다.

  장병 여러분, 우리는 참으로 평화를 사랑합니다.

  평화롭게, 행복한 삶을 살다 죽는 것이 우리의 꿈입니다.

  그러나 자유 없는 평화와 행복은 사상누각(砂上樓閣)이고 

  자유가 없는데 평안하다고 느낀다면 일장춘몽(一場春夢)이며 

  참말로 신기루에 불과합니다.

  잠시 평화로울 수는 있습니다. 

  잠시 행복할 수도 있습니다.

  인간들은 잠시 평화롭고 행복한 걸 미끼로 우리를 유혹했습니다.

  그리고 참으로 서서히 길들여 왔습니다.

  그 결과 우리의 동료 중 일부는 가축이 되었습니다.

  인간은 우리를 길들여서 편안함과 안전을 주는 대신 

  참 자유를 빼앗아갔습니다.

  그건 동물을 위한 것이 아니라 참으로 인간만을 위한 것입니다.

  그러나 그 부작용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우리는 참으로 인간에게 속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 야생동물(野生動物)들은 지금 참말로 멸종 위기에 있습니다.

  이미 참말로 많은 동료가 이 땅에서 전설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우리 ‘동물이 살 수 없는 세상은 인간도 살 수 없는 세상’입니다.

  불쌍한 인간들은 오만해져서 참으로 그걸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구에서는 참으로 여러 차례 생물의 멸망이 있었습니다.

  모든 멸망의 원인은 환경의 급속한 변화였습니다.

  지금, 우리 지구는 인간 때문에 병들고 지쳐서 

  참말로 멸망의 위기입니다.

  우리는 싸워서라도 우리의 멸종을, 

  아니 지구의 멸망을 참말로 막아야 합니다.

  그 위대한 첫 번째 전쟁을 여러분이 오늘 치른 것입니다.

  그리고 승리해서 참으로 오만한 인간에게 경종을 울린 것입니다.

  우리가 참으로 자유를 만끽하는 날, 

  지구는 다시 웃는 얼굴을 되찾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용참 대통의 연설이 끝나자 모두 손뼉을 쳤으나 앞에서처럼 함성을 지르거나 춤을 추지는 않았다. 촌철살인(寸鐵殺人)의 명연설에 감격해서 눈물을 흘리는 동물이 많았다. 특히 가축들은 더 그랬다. 엉엉 소리 내어 우는 가축도 있었다. 이 광경을 건너편 둑에서 범말 사람들과 황구가 바라보고 있었다.

*촌철살인(寸鐵殺人) : 한 치의 쇠붙이로도 사람을 죽일 수 있다는 뜻으로, 간단한 말로도 남을 감동하게 하거나 남의 약점을 찌를 수 있음을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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