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

by 노란 보석

오늘 드디어 나는 선택받았습니다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니라

멋쟁이 그녀가 나를 선택했습니다

나는 선택할 자격이 없습니다


그동안 여러 번 기회가 무산되었지만


나를 만져 보고

신어 보고

이리저리 재다가

다른 친구를 보다가

또 다른 친구를 신어 보고

다시 나에게로 와서

드디어 나를 선택했습니다




손님이 오면 숨을 죽이고 기다립니다

점원 언니가 열심히 나를 소개합니다

그러나 또 실패입니다

이번이 벌써 열 번째입니다


이번에는 굽이 너무 높다 하네요

지난번엔 리본이 너무 튄다했는데

그전엔 볼이 너무 좁다고 했습니다

나는 단점 투성이인 것 같습니다

나도 내가 실망스럽습니다




그러 던 나를 그녀가 선택했습니다


그녀는 말합니다

굽이 높아 마음에 든답니다

리본이 예쁘고 아름답다네요

내가 발에 딱 맞는답니다


내가 팔리지 않았던 단점들이

그녀에게는 장점이 되었습니다


결혼식 때 신을 거라며 기뻐합니다


너무도 행복합니다

그녀가 좋습니다

나는 그녀의 발을 위해

그녀의 멋을 위해

그녀의 행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사실 그동안의 손님 중

그녀가 제일 예쁘고 멋있습니다



*입사 시험에서 또 떨어졌나요?

맞선에서 딱지 맞았나요?

내가 못나서가 아니라 그들이 원하는

기준과 달랐던 것이지요.

<노란보석>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가로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