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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란 보석 Jul 08. 2016

여명

선명한 새벽빛

풍경사진을 찍는 사진작가는 새벽빛을 가장 좋아한다.


그중에서도 해뜨기 약 20-30분 전의 동쪽 하늘빛이 가장 아름다운 데 이때의 약 5분 간의 시간을 "매직타임"이라 부른다. 하늘빛이 지평선에서 위로 올라가면서 색이 다르게 변하는데 무지개 빛뿐만 아니라 이 세상의 모든 색이 다 있다.라는 표현이 적확할 것이다. 이때 얇은 구름들이 떠 있으면 그 색이 노랑, 주황, 분홍, 빨강으로 빛나는데 너무도 환상적이라 가슴이 설렌다. 이때의 "선명한 새벽빛"을 찍기 위해 새벽 시간을 달린다. 요즘 같은 초여름에는 일출이 5시 15분 경이라서 4시 15분경에는 도착해야 하기에 가는 시간을 감안하면 새벽잠을 설치게 된다.


"선명한 새벽빛"

을 다른 말로 "여명"이라 부르는데 새롭게 시작하는 무언가 좋은 기운을 주는 빛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또 하나의 "선명한 새벽빛""일출" 그 자체이다.


바다 위 수평선 너머에서부터 벌건 기운이 충만한 가운데 해님이 노란색 얼굴을 드러내는 순간은 경건해 지기까지 한다. 둥근 해님의 얼굴을 완전히 드러내는 순간이 절정이다. 이때 바다에서의 일출은 태양이 밑에서 끌어올리는 듯한 모습으로 오메가 형상을 띠는데 좀처럼 보기 어려운 장면이다.  우리 사진작가들은 이를 "오여사"라 부른다. "오여사가 치맛자락을 보여 주었다"라고 한다. 여명과 오메가는 날이 아주 맑아서 수평선 쪽에 짛은 구름이 없을 때만 가능해서 거제 해금강의 일출에서 이 "오메가를 찍으려면 삼대가 덕을 쌓아야만 가능하다"라고 우스개 소리를 한다. 일출의 "선명한 새벽빛"도 해가 완전히 뜬 후 5분 간이 절정이다. 5분이 지나면 빛이 퍼져서 선명하지 않기 때문에 모두 삼각대를 접는다.


기장 오량대의 여명 사진이다. 이 사진은 해운대에 세미나 출장 시 새벽 4시 기상하여 찍은 사진이다.

이날은 바다 끝에 짙은 구름이 있어 오메가는 못 보았으나 다행히 구름이 옅게 피어 올라 멋진 색을 보여 주었다.


초광각렌즈를 사용하여 바다와 하늘을 최대한 넣었다. 하늘을 보면 빨간색으로부터 출발하여 짙은 파란색까지 다 들어 있다. 바다의 아랫부분에 돌들이 보이는가. 암자와 바위가 어떤 느낌으로 보이는가? 광각이라 비록 암자가 작게 표현되었으나 원근감이 있다. 바위가 멋지지 않은가! 이 사진은 구도를 상하, 좌우 모두 1/2로 하였다. 이것이 여명 사진이다.


  이 사진은 광각 사진이다. 구름과 하늘색이 아름답지 않은가. 사진은 이렇게 빛을 찍는 것이다. 그게 색으로 명암으로 표현되지만.... 


참, 노출은 -1.3으로 했다. 이 사진의 구도는 상하로 1 : 3, 좌우로 1/2의 구도이다. 광각렌즈로 암자뿐만 아니라 바위를 크고 검게 넣어 안정적으로 배치했다. 화려하면서도 경건한 분위기의 사진이다. 일찍 일어난 보람이 있지 않은가!




이참에 여명과 일출 잘 찍는 방법에 대하여 팁을 드리면,


1. 여명은 빛이 부족한 어두운 상황이라 삼각대를 쓰고 f13이상으로 조리개를 조이되 30초를 넘지 않도록 ASA감도를 조정한다. 감도는 ASA400 이하로 한다


2. 렌즈는 통상 광각 렌즈를 사용하여 하늘의 많은 부분이 나오도록 한다. 하늘의 색이 밑에서 위로 가면서 환상적으로 바뀌기 때문에 그 효과를 보려면 광각렌즈가 좋다.


3. 촬영 모드는 조리개 우선인 A모드가 좋다. 왜냐하면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하늘이 점점 밝아지기 때문에 일일이 그것을 맞추어 가는 것은 매우 번거로운 일이다. 또한 평균 측광을 할 경우 하늘과 땅의 명암 차이가 크므로 노출 보정을   -1.3 ~ -2.0 수준에 맞춘다. 그래야만 하늘의 색이 리얼하게 살아난다. 아니면 하늘은 온통 하얀색으로 아주 별 볼 일 없는 사진이 된다.


4. 땅의 경치도 잘 나오게 하려면 HDR(High Dynamic Range Rendering)로 찍는다

이것도 +1, +2, +3으로 선택할 수 있다. +3쪽은 밋밋한 사진이 될 가능성이 많으므로 주의할 일이다.

또 다른 방법은 그러데이션 필터를 사용한다. 위로 갈수록 어두워지는 직사각형 필터로 하늘의 빛을 감소시켜 준다. 이 필터도 ND별로 선택이 가능하다. 조건에 따라 다르나 ND8 정도가 적당하다.

요즘은 카메라와 포토샵 기능이 향상되어 브라켓 촬영하여 포토샵으로 합성한다.


5. 일출은 노출 보정을 많이 할 필요는 없다. 물론 태양에 스폿으로 측광 하면 +노출을 해 주어야 한다

태양의 밝은 빛에 반응해서 전체적으로 어두운 사진(노출 부족)이 되기 때문이다.

즉, 노출에 있어 피사체의 어느 부분을 살릴 것인가가 중요한데 그 부분을 측광 하는 것이 핵심이다.

평균 측광을 하는 경우에는  보정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너무 신경 쓸 필요 없다. 찍어 보고 확인해서 조정하면 된다. 디지털카메라니까 가능하다. 필름으로 찍을 때는 결과를 확인하는데 일주일이 걸리고 필름 값이 비싸서 한 장 한 장 신중히 찍어야 했다.


6. 일출 순간은 망원으로 찍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태양과 주위의 바위나 섬 등을 걸쳐서 찍으면 검게 실루엣 느낌이 있는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이때 바다에서는 오메가도 찍을 수 있는 것이니 기대할 일이다.

이 순간이 지나면 구도상 주위의 풍경을 좀 더 많이 배치하기 위해 표준이나 광각으로 찍는 구도에 대하여 생각하고 즉시 렌즈 교환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이것이 번거로우니 카메라 2대로 렌즈를 달리하여 번갈아 찍기도 한다.


8. 일출 시점에 망원으로 찍을 때는 조리개를 f5.6 정도로 열면 타임을 1/400초 이상으로 할 수 있다. 삼각대가 필요 없는 속도이다. 이 속도에서는 갈매기나 새들을 함께 넣어 찍을 수 있다.


9. 항상 수평을 신경 쓰고 구도에 있어서 2분이나 3분이 되도록 신경 써서 찍는다. 초보는 구도에 대하여 무감각한 경우가 많은데 결국은 구도가 그 사진의 성격을 결정짓는다.


10. 여명과 일출은 하늘과 태양을 제외한 다른 부분은 노출 부족으로 검게 표현할 수밖에 없으나 이때 피사체의 실루엣을 잘 살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11. 이런 환상적인 경치를 배경으로 인물 사진을 찍으려면 플래시를 써서 역광으로 인해 얼굴이 검게 나오는 것을 방지해서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일출 후 약 4분 정도 지난 후의 사진이다. 구름이 있어 태양이 선명하지 않으나 태양 주위에 아름다운 색을 보여 주었다. 태양에서부터 멀어지면서 색이 어떻게 달라지는가 보라. 표준렌즈를 사용했다. 


이번 구도는 상하로 1/2, 좌우로 1 : 2이다. 앞 사진과 어떻게 다른가? 태양을 좀 더 크게, 바위를 더 크게 하여 힘 있는 사진을 찍었다.오량대를 이보다 힘 있게 표현할 수 있을까! 낮에 오량대를 찍는다면 절대 이런 힘 있는 사진을 찍을 수 없을 것이다. 




아침의 시작을 알리는 여명과 일출의 "선명한 새벽빛"은 항상 환상적인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기회이다.

새벽잠을 설쳐가면서 가장 아름다운 시간에 아름다운 장소에서 사진 찍는 일이 얼마나 가슴 설레고 멋진 일인지 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모를 것이다.


또한 이때가 하루 중 가장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경건한 시간이기도 하다. 마음을 가다듬고 기도를 올리거나 명상을 하기에도 최적의 시간이 아닐까 생각한다.


날씨가 맑은 날 새벽 여명을 바라보며 가슴 벅찬 하루를 시작해 보시라! 

못 보던 환상적인 세상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이 사진은 망원으로 찍었다. 밑에 깔린 구름 위로 태양이 완전히 올라온 순간의 사진이다. 망원이다 보니 암자를 크게 하여 또 다른 분위기의 사진이 되었다. 이제 자연스럽게 색과 구도가 보이는가? 그럼 당신은 끼가 있다.

상하 구도가 역으로 2 : 1이다 하늘을 강조했다. 좌우는 태양을 중심으로 1 : 2로 배치했다.


이 사진을 위해 앞 사진보다 뒤로 최대한 물러서고 바위에 최대한 붙어서 찍었다. 앞 사진과 동일 위치였다면 절대 이런 모습이 나오지 않는다. 오량대를 이보다 강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


이날 사진을 찍기 위해 십여 명의 진사들이 모였지만 이 위치에서 찍은 사진은 내가 유일했다. 같은 사진도 없고 이보다 멋진 사진도 당연히 없다


나는 이 4점의 사진으로 기장 오량대를 멋지게 표현했다고 자부한다.



*브런치 작가 중에 "선명한 새벽빛"을 예명으로 쓰시는 분이 있다. 지난번에는 여러 작가들에게 팬아트로 예명을 디자인하여 감동을 준 적도 있다. 덕분에 나도 예명도 바꾸고 선물도 받았는데 그것에 대한 자그마한 보답의 글이라는 의미도 있다. 작가님 마음에 드실까?  노란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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