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시대, 지금 학교는

교사는 아프면 더 서러워요.

by 은향

코로나 확진자 수가 몇 주째 하루에 수십만 명이 넘고 있다. 누적 확진자 수가 천 만명이 넘었고, 국민 7명 중 한 명이 코로나에 확진되었다는 보도가 직접 와 닿을만큼 실제로 주변에 코로나 걸린 사람들이 꽤 많다. 학교 상황도 마찬가지이다. 학생이나 교직원 등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에 걸리고 있다.


개학 첫날부터 급식실 조리실무사 몇 명이 확진이 되어 급식이 이틀간 간편식으로 대체되었다. 샌드위치나 빵과 우유 등으로 다소 부실한 급식에 민원 전화가 많이 왔다고 했다. 교직원 연수에서 교무 부장은 이렇게 전달했다.


"학부모님이 간편식 제공에 대한 불만의 민원 전화가 많이 오고 있는 상황에서 선생님들이 배달 음식을 시켜먹으면 그에 대해 학부모님들이 또 안 좋게 여길 수 있습니다. 도시락을 싸 와서 드시는 건 상관없지만, 배달음식은 먹지 않기를 당부 드립니다."


개학 첫날, 아이들이 하교도 하기 전에 벌써 급식에 대해 아이들에게 전달받고, 득달같이 불평을 쏟아낸 학부모들의 재빠른 태도가 우선 놀라웠다. 무료 급식인 학생들과 달리 교사들은 급식비를 지불하고 먹기에 급식을 신청하지 않은 교사들은 배달 음식을 시켜 먹을 수도 있는 건데, 그마저도 눈치를 봐야 한다는 것이 씁쓸했다.


3월 개학 첫날부터 코로나로 인해 교실에 빈 책상이 많았다. 반마다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등교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구글 클래스룸에 별도의 수업 자료나 과제를 계속 올려야 했다. 등교 수업을 진행하면서도 원격 수업 플랫폼에도 수업 내용을 계속 올리니 양쪽을 신경쓰며 에너지를 그만큼 쏟아야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자가격리 중에 구글 클래스룸을 확인하지 않았다. 격리 후 학교에 나오면, 그간의 수업 내용을 아무것도 모른다고 당당하게 말해서 매시간 수업이 끝나면, 결석했던 아이들에게 전시간 수업 내용 대한 설명을 다시 하고, 각각 못 받은 활동지를 일일이 확인하며 배부하기를 반복해야만 했다. 그러느라 쉬는 시간에 화장실도 못가고 다음 수업에 정신없이 들어가곤 했다.


교사가 확진이 된 경우에는 여러가지로 상황이 더 복잡하고 심각하다. 의심 증상으로 귀가하거나 확진 교사가 생길 때마다 수업계 담당자가 수시로 수업 시간표 변동상황을 메신저로 전달한다. 하루에도 몇 차례씩 시간표 변동이 계속되고 있다. 교무부에서는 아래와 같은 메시지를 보내 왔다.


연일 코로나19 확진 선생님들이 나옴에 따라 수업 운영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본교 학교업무연속성 계획(bcp)에 의하면 대체수업 방안은

1. 시간강사 채용 2. 교환수업 3. 보강(교환이 불가할 때)-주로 이동수업입니다

확진교사에 대한 복무 지침은 병가처리가 원칙이고 다만, 다음의 조건을 모두 만족할 경우 확진 교사의 재택근무(원격수업 담당) 가능합니다.

1.반드시 확진자 본인 동의가 있을 것 2.확진자의 증세가 경미할 것 3. 대체교원을 구하기 매우 어려워 교육과정 운영 상 불가피 할 것

물론 이경우에도 교실에서 원격수업을 관리할 관리강사도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현재 교무부에서는 확진 교사에게 원격수업 가능 여부를 해당교사에게 확인하고 있습니다. 또한 시간강사 채용 공고도 해놓은 상태이나 구하기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선생님들께서는 힘드시겠지만 많은 양해부탁드립니다.


단시간에 시간 강사를 구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기에 확진이 되면 수업은 대부분 교환과 보강으로 이루어진다. 교사가 확진이 아니더라도 가족 중에 확진자가 있으면 음성 결과를 받기까지 수업을 할 수가 없다. 며칠 전 아침에 내 옆 자리 음악 선생님 가족 중 한 명이 확진되었다고 아침에 갑자기 연락을 받았다. 음악 선생님은 신속항원검사를 받기 위해 병원으로 갔고, 수업계에서는 급하게 시간표를 바꿨다. 수업계에서 1교시가 공강인 나에게 보강을 부탁해서 흔쾌히 알겠다고 했다.


1교시 보강을 마치고 몸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약을 받으러 보건실에 갔다. 보건 선생님은 증상을 자세하게 묻더니 체온을 재보자고 했다. 처음 재었을 땐 37.7도, 다시 재니 열이 37.5도였다. 보건 선생님은 바로 코로나 검사를 받으러 가라고 했다. 몸이 안 좋아서 좀 전까지 보온 물주머니를 배에 하고 있어서 열이 나는 것일수 있다고 한 시간 뒤에 다시 체온을 재겠다고 해도 보건 선생님은 단호하게 바로 귀가하라고 했다. 할 수 없이 부서장과 수업계에 상황을 알리고 갑작스럽게 신속항원검사를 받으러 갔다. 결과는 다행히 음성이었다. 감기 증상이 있어서 병원에서 처방전을 받고 약을 지어 와서 먹고 쉬었다.


다음 날, 출근을 해서 시간표를 확인해 보니 코로나 검사로 하루 조퇴한 여파가 컸다. 선택과목이라 묶여서 움직이는 수업 1시간만 보강처리되었고, 나머지 수업은 모두 교환으로 처리되어 있었다. 때문에 어느 날은 2~6교시까지 수업이 연달아 있었다. 더구나 그날은 점심 시간에 1시간 동안 정문 지도까지 걸려 있었다.

우리 학교는 교사들이 수업 외에 지도해야 할 일명 '4종 지도세트'가 있다. 아침 발열 체크, 점심 급식 지도, 점심 정문 지도, 야자 지도이다. 수업이 많은 날 이런 지도까지 하게 되면 그야말로 너덜너덜해진다. 그 하루 귀가로 인해 며칠 간 교환 수업하느라 오히려 몸살이 더 날 것 같았다.


옆 자리 음악 선생님도 결과가 음성이어서 다음날부터 출근을 했다. 둘다 음성이어서 다행이지만,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정말 힘들게 겨우겨우 수업을 했다. 쉬는 시간에 우린 둘다 보온 물주머니와 찜질팩을 하며 끙끙거리며 앓는 소리를 냈다. 부장님이 들어오면서 행정실장도 확진되어서 일주일간 출근 안 한다고 전했다. 그 말을 들은 우리의 반응.

"행정실장님은 좋겠네요. 일주일간 안 나와도 교환수업 안 해도 돼서요... 우리는 검사 받느라 하루 조퇴한 걸로 이렇게 며칠씩 고생하면서 수업하고 있는데..."

"그러니까요. 교사는 아무리 아파도 수업은 다 해야 하고....아픈 것도 서러운데 말이에요..."


확진 중인 선생님 한 분은 내일부터 재택으로 원격수업을 하기로 했다고 한다. 아파도 마음 껏 쉴 수도 없는 선생님들의 처지가 서글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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