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자면 다냐_2

간호사가 명절에 만난 '효자'들_2 효제 형제_동생 편

by KokoA

오해하지 않길 바란다. 언제나 문제는 일부이다. 대부분의 보호자들은 감사하게도 간호사들에게 협조적이다. 간호사들에게 정중한 편이며 그들은 응당 요구할 만한 것을 요구한다. 또한 본인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을 때도 예의를 지킨다. 그래서 그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못했을 때 간호사들은 진심으로 안타까워한다. 병원에 계신 부모가 마음에 쓰이는 건 어쩔 도리가 없을 것임에 동감한다.


나는 현재 요양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다. 병동 직원들을 힘들게 하는 형제 '효자'가 있다. 이번엔 그 형제 '효자'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할 얘기가 많아서 두 편에 나누어서 할 예정이다. 병동에 매일같이 동생 '효자'가 매일 같이 어머니를 찾아온다. 어머니를 운동시켜야 한다며 다른 대상자들과 함께 쓰는 공용 휠체어를 독점한다. 독점 후 어머니와 큰소리로 대화를 나누며 병동을 누빈다. 타인에게 피해는 주면서까지 어머니를 기쁘게 하는 '효자'임에는 틀림없다.


언제 한 번은 형제들의 어머니가 맞고 있는 골다공증 주사가 소진되었다. 주치의에게 확인하니 병원에 대체할 수 있는 주사제제가 없었다. 그리고 주치의는 어머니가 오랜 와상 상태로 휠체어를 타고 외출하기 어려울 것 같다며 보호자가 대신 가서 대리처방을 받는 게 좋겠다 하였다. 사실을 전달하기 위해 주보호자로 등록되어 있는 동생 '효자'에게 연락했다. 주치의의 말을 전달하며 대리 처방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대해 설명하였다. 그 후 짜증과 함께 돌아온 대답은 "아 귀찮게 하네. 골다공증이 있는 사람이 우리 어머니뿐입니까? 그럼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한답니까?"였다. 동생 '효자'의 대답에 말문이 막혔다. 여태껏 내가 지참약으로 보호자에게 연락을 했을 때 반응과는 너무 달랐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보호자들은 대상자의 지참약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대상자들의 지참약은 병원에 구비되어 있지 않을 때도 있어 지참약에 대해서 민감한 보호자들도 있다. 그래서 대상자들의 지참약을 챙기기 위해 간호사들에게 소진되어 갈 때 연락해 달라 요청할 때도 있다. 혹은 입원 시 미리 병원에 대체할 수 있는 제제가 있는지 확인한다.


잠시 말문이 막힌 후 호흡을 가다듬고 같은 설명을 수차례 한 후 전화를 끊었다. 전화를 끊은 후 형 '효자'에게 전화가 왔다. 주사가 없다니 그게 무슨 말이냐며 다짜고짜 신경질을 냈다. 동생 '효자'에게도 했던 같은 설명을 한 후 전화를 끊었다. 다행히 형 '효자'는 설명을 알아들은 듯했다. 형 '효자'와 통화한 지 얼마 안돼 동생 '효자'가 찾아왔다. 대뜸 어머니를 데리고 외출을 하겠다고 통보했다. 어머니는 와상 상태가 오래되어 휠체어를 타기 힘든 상황이라 그렇게 설명을 했거늘.


동생 '효자'와는 전혀 말이 통하지 않았다. 오로지 어머니가 답답해하시니 나가야겠다는 대답뿐이었다. 확고한 '효자'를 설득시키기는 어려워 보였다. 간호사실로 돌아가 전화로 주치의에게 상황을 보고했다. 주치의는 보호자에게 외출 후 모든 책임은 보호자에게 있음을 설명 후 외출하도록 하라는 지시를 주었다. 주치에게 받은 지시를 전달하기 위해 병실로 갔다. 주치의의 지시를 전달했다. 병원에 골다공증 주사가 없으니 당연히 어머니를 모시고 처방을 받으러 나갈 것이라 생각했다. 동생 '효자'에게 대리처방에 필요한 서류가 있냐 물었다. 돌아오는 대답에 할 말을 잃었다. 동생 '효자'는 이렇게 말했다.


"어머니가 답답해하시니 집에 갈 겁니다. 형이 골다공증 주사는 필요 없다고 해서 안 맞을 겁니다."


공용 휠체어에 어머니를 태워 나가는 동생 '효자'의 뒷모습을 보며 괜한 오지랖이 발동된다. '어머니 골밀도가 낮았는데... 방치하면 골절이 걱정되는데...' 하고 말이다. 참고로 그들의 어머니가 맞아야 하는 골다공증 주사 가격은 20-30만 원 선이다. 왜 안 맞을까. 돈이 문제일까. 아니다. 어머니에게 문제가 생기면 만사 제치고 언제든 달려오는 아들들인데 그 효심에 그 돈이야 돈도 아닐 터. 정말 귀찮았을 뿐일 텐데 내가 '효자'들을 오해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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