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の子(온나노코)

언제까지나 여자애로 있고 싶어

by KokoA

누군가를 진심으로 힘껏 사랑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자신을 사랑해야 합니다. 자신을 제대로 알고 아끼고 보듬어야 사랑이 방해받지 않습니다. 돌봄 받지 못한 마음에는 가시가 돋치기 마련입니다. 뾰족한 마음은 자신과 세상을 왜곡된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저는 제가 어떤 사람인지 몰랐습니다. 그저 감정적이고 성격은 급하며 어리광 부리는 제 모습이 싫었습니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차분하며 이성적이고 싶었습니다. 어른스러운 사람이려 노력했습니다. 아무리 애써도 그 모습엔 가까워지지 않았습니다. 그럴수록 저는 스스로를 더 미워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제가 어른스럽지 못한 제 모습을 인정하게 된 일본어와 만나게 됩니다.


일본 소설 원서를 읽고 있었습니다. '女の子 온나노코'라는 일본어에 눈이 갔습니다. '女の子 온나노코'는 여자애라는 일본어인데 성인인 여주인공이 자신을 '女の子 온나노코'라고 지칭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일본에 거주할 때 종종 일본 젊은 여성들은 자신을 '女の子 여자애'라고 지칭하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일본어로 '子 코'는 아이입니다. 그래서인지 당시 다 큰 여자 어른이 자신을 향해 여자애라고 할 때는 위화감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그녀들은 무의식 중에도 아직 다 어른이 되지 못한 자신의 모습을 받아들이며 사랑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도 그녀들처럼 '女の子 온나노코'인 저를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일본어 '女の子 온나노코'는 여자애로 해석됩니다. 일본어에도 '少女 쇼우죠' 소녀라는 단어가 있습니다만 제게 '女の子 온나노코'와 '少女 쇼우죠'는 조금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女の子 온나노코'에는 '여자'가 주는 사랑스러움과 상냥함, '애'가 주는 가벼움과 천진함, 순수함이 있습니다. 어른스럽지 않아서 나오는 모습이죠. 이제 저는 여자애 같은 제가 꽤나 마음에 듭니다. 진짜 자신을 받아들인 후 저는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저는 저로 다른 사람은 다른 사람인채로 행복하면 그만일 뿐입니다.


진짜 자신이 아닌 되고 싶은 모습에 마음을 쓰면 정작 마음을 쏟아야 할 곳에 마음을 쏟지 못합니다. 괜한 자존심을 내세우거나 오기를 부리게 됩니다. 시간 낭비에 감정 소모입니다. 진짜 내 모습으로 하는 사랑에는 힘이 있습니다. 스스로를 깎아내리거나 속이지 않으니 온전히 마음을 다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어떤 나로 있고 싶나요.


누군가 같은 질문을 한다면 저의 대답은 "언제까지나 여자애로 있고 싶어요"입니다. 단 한 문장으로 심플하게 충실하게 언제까지나 사랑스럽고 상냥하게 가볍고 천진하고 순수하게 있고 싶다는 구구절절한 욕망을 은근하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제법 근사한 답변이라 생각합니다. 아, 물론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괜찮습니다. 여자애는 이런 걸로 기죽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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