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가짐
아이를 갖는다는 마음은 어떤 마음일까요.
아이를 원하는 마음이 생길 땐 하늘에서 무언가 내려오거나 하는 게 있을 줄 알았어요. 가령 벼락을 맞는 것 같은 격동 같은 것 말이에요. 아쉽게도 그런 건 없었어요. 그저 한없이 내게 자상한 남편과 함께 하며 사랑이란 받는 것이 아니라 주는 것임을 배웠고 자연스레 아이를 원하는 마음이 생겼어요. 그렇게 아낌없이 사랑할 존재를 원하게 되었어요.
아이를 갖기 위해서는 건강한 몸과 안정적인 재정 상태 등 중요한 것이 많았어요. 영양제, 운동, 저축. 우리는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했지만 아이는 생각보다 쉽게 생기지 않았어요. 아이가 와주지 않아 초조해하는 제게 주변에 엄마 선배들이 말해주었어요. 엄마의 마음이 준비되지 않으면 아이는 와주지 않는다고요. 사실 변화와 도전을 싫어해요. 일상과 유지를 좋아해요. 통제 욕구가 높은 편이거든요. 하지만 엄마가 된다는 것은 모험 그 자체잖아요. 모험은 변화와 도전의 총합.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이 많을 텐데 그런 상황 속에서 중심을 잃지 않고 버틸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섰어요. 엄마 선배들의 말이 맞았어요. 제 마음이 준비되지 않은 것이었죠. 조바심 내지 않고 마음부터 준비하기로 했어요. 아이가 마음 놓고 와서 꽃을 피울 수 있는 흔들리지 않는 땅이 되어줄 수 있도록요. 마음 준비에 앞서 우선 원하는 것을 확실히 하기로 했어요. 무엇을 원하는지 알지 못하면 가질 수 없으니까요.
원하는 것=아이를 갖는 것.
아이를 갖는다는 것의 의미부터 찾기로 했어요. 아이를 갖는다는 표현을 쓰잖아요. 왜 가진다고 할까 곰곰이 생각해 봤어요. 무언가를 가지는 행위에는 보통 책임과 의무가 따라요. 잘 간수하고 잘 챙기고 잘 돌보라는 뜻이겠죠. 아, 그래서 중요한 일을 앞두고 마음을 준비할 때도 마음을 가진다고 하나 봐요. 마음가짐이라는 말을 쓰잖아요. 아이를 갖는 것도 쉬이 볼 일이 아니니 마음을 가져야 하겠더라고요. 속으로만 생각하면 잊어버릴 테니 글을 쓰기로 했어요. 이 연재를 시작한 이유이기도 해요.
저는 변화와 도전보다는 일상과 유지를 좋아해요. 이런 성향은 글쓰기에도 빠지지 않죠. 이렇게 글을 쓰는 건 처음이에요. 특히 문체요. 저는 글을 쓸 때 구어체를 쓰지 않아요. 문어체로 최대한 간결하고 덤덤하게 쓰려 애써요. 마음 전부 드러내고 싶지는 않았어요. 그저 알아주면 고맙고 몰라주면 아쉬울 뿐이었어요. 하지만 이 글은 최대한 자세하게 솔직하게 쓰려해요. 왜냐면 이 글은 제 아이에게 보내는 첫 선물이 될 거니까요. 아이에게 보내는 글임에도 높임말을 쓰는 것 또한 선물을 받는 사람이 너무도 귀하기 때문이에요.
언젠가 아이가 읽고 쓰는 마음을 이해하는 날이 오면 마음을 담은 이 글을 보여주고 싶어요.
이런 마음으로 널 기다렸다고. 이 세상에 잘 왔다고. 우리에게 와 줘서 고맙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