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일 학교 가고 아빠는 회사 가고 엄마는 아무것도 안 하잖아.
저 말이 어찌나 마음이 아픈지.
학교 가기 싫어서 하는 말이라는 건 알지만 어쨌든 마음 아프다.
이런 말을 한 번씩 하면 "엄마도 일할 수 있어. 그럼 엄마도 회사 갈게." 그러면 그건 또 싫단다.
자기는 가기 싫어도 가야 하는데 엄마는 왜 집에 있는지. 특히 오래 쉬다가 가려니 더 억울한가 보다.
전업주부는 항상 바쁘지만 아무 일도 안 할 용기가 필요하다. 집을 박차고 나갈 수는 있지만 그게 진정 내가 원하는 건지 우리 가족을 위한 길인지 골백번도 넘게 생각해 봐야 한다. 살림과 더불어 빡빡하게 공부하는 자세로 살아가고 있어도 아들의 눈에는 어딜 안 간다는 이유로 아무것도 안 하는 사람으로 보이고 그 말 한마디에 모든 게 무너져 내릴 수 있다. 아들한테 시시콜콜 설명하는 것보다 그런 말을 들어도 아무렇지도 않을 수 있게 단단해지는 내공도 전업주부에겐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