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마다 아이는 근처 미디어센터에 친구와 함께 3D팬 체험을 하러 간다.
어제도 무더위 속을 걸어서 하교하자마자 갔는데
친구 엄마가 나한테 먹어보라며 다크초콜릿 하나를 건넨다.
74프로 카카오 다크 초콜릿이었다.
그걸 받으니 갑자기 뭔가 위로가 되고 힘이 솟는 기분이었다.
작은 사이즈였는데 하나 까먹으니 기분이 좋아진다.
그래 바로 이 맛이지.
씁쓸한 것이 딱 내 스타일이야.
그동안 나를 위해 왜 다크초콜릿을 사지 않았을까.
왜 아이를 위해 달달한 것만 샀을까.
그 느낌을 이어 나가기 위해 오늘은 비 속을 걸어 다크 초콜릿을 사러 갔다.
비 오는 날에는 김치전이 아니라 다크초콜릿이지.
다크 커피에 다크 초콜릿은 어두침침한 날을 더 달달 씁쓸하게 만들어준다.
그러면서 여러 수다 내용을 상기시켜 본다.
키가 크지 않는 아들을 위해 성장주사를 알아봤다는 한 아이 친구 엄마의 이야기.
일주일에 6일 맞고 한 달에 천만 원이란다.
하지만 키가 4~5센티만 더 자라면 돈이 안 아까울 것 같다고 했단다.
입이 딱 벌어졌지만 이해가 간다.
요즘 아이들이 키가 보통 커야 말이지.
초등6학년이 170이 다 되어가는 아이들도 있는데 말 다했지 뭐.
남의 얘기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남편도 키가 큰 편이 아니니깐.
키도 커야 하고 공부도 잘해야 하는 아이들이 안쓰럽게 느껴진다.
그저 너와 똑같은 사람은 없으니 있는 그대로 자기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아이로 키워야지.
말처럼 쉽진 않겠지만.
나도 나 자신을 그렇게 생각하고 살고 있으니깐.
유니크한 너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사랑하도록.
그나저나 학교 숙제를 너무 안 내주는 것 같다.
다 학원 다닌다고 안 내주는 모양인데
우리 아이 같이 아무 데도 안 다니는 아이는 숙제 좀 조금씩이라도 내줬으면 좋겠다.
이러니 학원 보내야 하나 한번 더 고민하게 되는 듯.
크. 어쩔 수 없는 엄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