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블로그에서 읽었는데 집돌이 집순이는 보통 예민하단다. 그러고 보니 나도 상당히 예민한 편이다.
그래서 그런지 어디 한번 가기가 쉽지 않다. 기온, 냄새, 소리, 맛, 촉감 다 예민한 편이다. 그래서 집이 편한가 보다. 그래도 좀 단순하고 싶다. 오늘 또다시 태안으로 여행을 왔다. 두 남자들이 낚시하기 좋은 곳이라 날씨가 괜찮다 싶으면 온다. 매번 같은 곳에 와서 같은 방을 써서 적응할 만도 한데 남편과 아들은 바로 잠들었고 나는 또 눈을 말똥말똥 뜨고 있다. 집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러니 내가 집을 사랑하고 집순이가 될 수밖에. 심지어 사람 만나는 것도 많은 에너지가 소요된다. 둔해지기보다는 단순해지고 싶다. 감각이 예민하니 생각도 많기 때문이다. 다만 장점도 있긴 하다. 다들 자는데 나 혼자 펜션 창가로 환하게 비치는 달빛을 즐길 수 있는 것. 피곤하지만 감성이 충만할 수 있는 것. 그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