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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미 Oct 25. 2024

결핍이 필요하다

명화의 탄생 그때 그 사람_성수영

역사에 이름을 남긴 예술가에게는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삶과 작품에 '드라마'가 있다는 겁니다. 빈센트 반 고흐가 대표적이죠. 굽이치는 고흐의 붓질에는 천재의 불꽃같은 예술혼과 자신을 파괴하는 광기가 그대로 녹아 있는 듯합니다.
하지만 이 남자, 묀스테드는 그렇지 않습니다. 기록만 보면 정말이지 흠잡을 데 없는 부러운 인생을 살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만큼 남들 입에 오르내릴만한 이야깃거리는 많지 않은 삶이었습니다. 그의 삶에 대한 기록이 별로 남아 있지 않은 이유입니다.
[명화의 탄생 그때 그 사람_성수영]


'드라마'가 있는 삶을 살려면 결핍이 필요하다. 너무 모든 게 풍요롭고 모든 일이 잘 풀리면 새로운 도전을 하기 힘들다. 그래서 덴마크 사실주의 화가였던 페데르 뫼르크 묀스테드는 사람들에게 생소한 화가일 것이다. 나도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 알게 된 화가다.


정말 그의 풍경화는 사진 같다. 그래서 그 당시 굉장히 인기 있는 화가였기 때문에 주문이 쏟아져서 그걸 다 그려내는데 에너지를 쏟았다고 한다. 한마디로 한눈팔 시간이 없었다는 얘기다. 저자는 예술가가 너무 인기가 많은 것도 문제라고 적고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그는 열심히 그려냈고 그 노력으로 부를 얻었으며 그의 그림을 산 사람들도 행복했을 것이다.

반고흐나 마네처럼 이름을 날리진 못했어도 그는 만족스러운 삶을 살았을 것이다. 금수저도 금수저 나름인 이유다. 같은 금수저라도 묀스테드는 자신의 재능을 발휘해 자기 힘으로 돈을 벌었고 사랑을 받았다. 그렇다면 꼭 드라마틱한 삶을 살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묀스테드의 경우는 천재성보다 성실함이 이긴 삶같이 보인다. 하지만 후대에 꼭 이름을 날리고 싶은 예술가는 어느 정도의 결핍과 깊은 사유의 시간은 꼭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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