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글을 언제 처음 먹어봤는지는 정확하지는 않지만 아마 10대 후반일 것이다.
한 30년 전쯤.
내 나이가 왜 이렇게 많지?
아무튼 10대 후반에 매일 아침 베이글을 먹으며 10킬로가 쪄본 경험자로써 베이글에 대한 철학이 좀 있다.
일단 다이어트하려면 절대 먹으면 안 되고,
맛은 너무 달거나 짜도 안된다.
그런데 요즘 잘 나가는 브랜드의 베이글을 사서 먹어본 결과.
이건 베이글이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베이글의 모양을 흉내 낸 다른 빵이라고나 할까.
특히 베이글 표면에 진득한 설탕시럽 같은 것을 발랐는데
너무 달았고 손에 묻는 느낌이 싫었다.
베이글은 손으로 뜯어먹을 때 아무것도 묻어나지 않아야 하고
아침에 손으로 온기를 느끼며 먹어야 제맛이다.
베이글은 따뜻하게 크림치즈는 차갑게 먹는 게 나의 철학이다.
너무 달거나 짜지 않은 선에서 안에 부재료들을 적당히 넣는 건 괜찮을 듯하다.
베이글은 미국이 아닌 폴란드에서 한 유대인에 의해서 만들어진 빵이다.
유대인들이 미국으로 대거 이주하면서 미국과 전 세계로 알려지게 되었다고 한다.
우리가 요즘 먹는 베이글은 비전통식 레시피로 만든 베이글로 유제품이나 부재료가 많이 들어가 있다.
전통식 베이글은 유제품이 들어가지 않아 고기와 함께 먹기 좋다고 한다.
그러니깐 난 전통식 베이글을 먹고 한창 클 나이에 허기를 달래며 살이 쪄 갔던 것이다.
살이 쪘던 이유는 베이글보다 크림치즈 때문일 가능성이 더 크긴 하지만.
베이글 러버로써 적어보는 지극히 주관적인 베이글 철학이다.
지금은 예전만큼 많이 먹지 않지만 베이글을 접한 지 30년이 넘었으니 글로 남길 자격은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