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복잡 미묘한 마음

by 제이미

엄마의 리프팅 시술은 미니거상에서 실리프팅으로 변경되었다.

예약 전 상담에도 같은 말을 했는데 마지막 시술 전 상담에서 갑자기 계획이 바뀌었다. 엄마를 몇 번 본 의사 선생님이 엄마의 성향을 파악하고 미니거상으로 만족할만한 결과는 안 나올 것 같았는지 실리프팅으로 한쪽만 바짝 올리기로 결정. 엄마는 이뻐질 필요 없이 더 쳐진 한쪽 입 발란스만 맞춰달라고 입가를 계속 끌어올리며 말했다.

그렇게 실리프팅시술로 바뀌니 병원에 자주 갈 필요도 없고 부담이 덜하니 마음은 훨씬 가벼웠다. 하지만 부작용이 제일 무서운 거 아니겠는가.

엄마가 시술을 마치고 마취에서 깼는데 눈썹 높이가 안 맞을 정도로 한쪽 눈이 푹 꺼져있는 게 아닌가. 엄마나 나나 순간 너무 놀라고 덜컥 겁이 났다. 뭔가 신경을 건드렸나.

하지만 의사 선생님은 태연하게 마취 때문에 그렇다고 괜찮을 거라 말하신다. 그날 저녁까지도 엄마의 눈이 올라오지 않아 정말 심난했는데 다행히 다음날 아침에 괜찮아져서 한시름 놓았다.


입주위는 마스크 끼면 가릴 수나 있지 눈이 삐뚤어지면 계속 선글라스 끼고 살아야 하나. 눈앞이 깜깜했다. 엄마는 어쩜 저렇게 용감할까. 생각해 보면 누군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술 및 수술을 하고 누군가는 망하고 누군가는 성공해서 만족스러운 삶을 산다. 망한 사람만 억울하지. 그게 나는 아닐 거라는 그 믿음은 어디서 오는 걸까.


백세시대에 너무나도 젊어 보이는 사람들. 나는 솔직히 엄마가 이해가 안 갔는데 돌아오는 길에 택시기사아저씨 말에 어느 정도는 공감했다.

"이왕 사는 거 이쁘게 살면 좋쥬~저도 머리가 자꾸 빠져서 잘한다는데 가서 6개월 정도 치료받은 적 있어요." 기사아저씨는 정말 머리가 반 이상 없었다. 거기다 눈이 자꾸 처져서 나중에 이것도 수술하고 싶다고 하신다. 심지어 중년 남자도 그렇게 생각하는데 난 너무 아무 생각이 없는 걸까. 하지만 자연스럽게 안되면 그 고통은 어쩌라고. 회복 가능한 시술이라면 용기 내 볼만하지만 얼굴에 칼을 데는 건 너무 무섭다.


그렇지만 사람은 간사하지 않은가. 엄마의 이번 시술이 성공적으로 회복이 된다면 (이번엔 내가 바로 옆에서 지켜봤기에) 어쩔 수 없이 한국 성형기술을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엄마는 벌써 10년 전에 얼굴의 대대적 공사를 해 봤고(안면거상+실리프팅) 덕분에 젊어 보인다는 소리를 항상 들어왔으니. 해본 사람이 더 무섭다고 이번 시술은 사실 엄마한테 고민거리도 아니었다. 나만 잔뜩 긴장해서 흥분했다가 우울했다가 난리도 아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엄마는 지금 나한테 전적으로 의지를 하고 계신데 만약에 잘못되면 그 심각함은 내 삶까지 흔들어 놓기 때문이다. 엄마는 이처럼 평화로운 일상에 한 번씩 찬물을 확 끼얹어서 나를 뒤흔든다. 그런데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엄마의 이런 행동들이 그대로 내 노년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10년 후엔 부작용 없는 혁신적인 리프팅시술이 생겨나길 바란다. 그럼 또 해볼 만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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