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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미 Apr 11. 2023

<사랑의 기술_에리히 프롬>

독서모임 준비

오늘도 찐따는 독서모임 하루 전 완독을 하기 위해 혼신을 다해 책을 읽는다. 겨우 완독을 했으나 다음 책은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오셀로>와 <리어왕>이다. 찐따는 정말 읽을 자신이 없어 벌써부터 안 갈 궁리를 하고 있으나 모임 장소가 자신이 사는 아파트 지하회의실이라 빠질 수가 없다. 찐따 중에 찐다다.


 3분 책소감 준비:

<사랑의 기술>은 만만한 책이 아니다. 중간까지는 집중도 잘 되고 정말 명작이라고 생각하며 읽어나갔다. 뒤로 갈수록 무엇을 읽고 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다 읽고 나서 든 생각은 인간은 무엇이든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게 사랑일지라도 공부를 해야 한다. 아니 사랑이기 때문에 정확히 알아야 한다. 그동안 왜 사랑에 대해서는 배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살아가는 데 있어서 제일이 사랑인 것을. 결혼을 하고 엄마가 되었으니 당연히 사랑을 하고 사랑을 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렇게 글로 읽으니 모호했던 사랑이 머릿속에서 더 명확해진다.

 

아무래도 엄마라서 그런지 아이와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집중해서 읽었다.

사랑하는 어머니인가 아닌가를 가려내는 시금석은 분리를 견뎌낼 수 있는가,
 분리된 다음에도 계속 사랑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p.82
 
 만일 순수한 자기애를 가진 어머니의 영향을 연구할 기회를 갖는다면, 우리는 자녀들에게 사랑, 기쁨, 행복이 무엇인가를 경험하게 하는 데 있어서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어머니의 사랑보다 더 전도력이 있는 것은 없다는 것을 알게 되리라.
 p.96

 

아! 분리. 아이와의 분리를 견뎌낼 수 있는가에서 울컥했다. 아이를 제대로 독립시키는 것이 진정한 엄마의 사랑이구나. 또한 저자가 프로이트 사상이 19세기 유행한 전형적인 유물론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며 그의 사상을 반박하는 부분이 흥미로웠다.

 

프로이트 사상이 제1차 세계대전 이후의 시기에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오직 자본주의 정신에 일어난 변화 때문이었다. 곧 자본주의 정신은 절약을 강조하는 데서 낭비의 강조로, 경제적 성공을 위한 수단으로써의 자기 억제로부터 끊임없이 확대되는 시장을 위한 바탕으로, 그리고 불안해하고 자동 기계화한 개인을 위한 주된 만족으로서의 소비로 변했다. p.134

 

내가 이해한 사랑은 참여하고, 주고, 활동하고, 생산적이며, 관심이다. 그 외의 많은 사상가들과 철학자들의 예를 들며 사랑을 설명하지만 너무 어려웠다. 찐따는 다 정리할 수도 이해할 수도 없는 내용이었다. 현대인의 사랑에 대한 글에서 저자의 예리함을 느낄 수 있었다. 역시 저명한 학자는 앞을 내다보는 능력이 있다. 사랑의 실천 부분에서 저자는 '인내'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현대인들의 문제를 콕 짚어 말한다. 저자가 살았던 시대(1900-1980)보다 지금은 모든 면에서 훨씬 더 빨라지고 편해진 세상. 마치 지금의 현대인들을 눈으로 보고 있듯이 저자는 다음과 같이 쓴다.

 

현대인은 일을 신속하게 처리하지 못할 때는 무엇인가를, 곧 시간을 잃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이렇게 해서 얻은 시간을 어떻게 써야 할지 알지 못한다. 시간을 허비하는 것 말고는. p.159


소오름! 당일배송, 총알배달, ChatGPT 등 화면을 두드리기만 하면 모든 게 해결되는 세상이 왔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렇게 해서 얻은 시간을 어떻게 써야 할지 몰라 SNS에 게임에 온갖 영상에 목을 맨다. 그렇게 시간을 흘려보낸다. 인내심은 바닥을 친다. 당연히 현대인의 사랑에도 적신호가 올 수밖에 없다. 10대에겐 사실 어려운 책일 수 있다. 제발 부디 20대가 넘었으면 이 책을 꼭 읽어봤으면 한다. 제정신으로 사랑하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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