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지는 여름

by 제이미

내 이름은 여름. 내 이름이 여름인 이유는 난 여름이 되면 젊어지기 때문이야. 그런데 문제는 겨울이 되면 다시 늙는다는 거야. 하지만 여름이 다가오면 나는 느낄 수 있어. 내 머릿속이 온통 뜨거운 열정으로 가득 찬다는 것을. 그건 어쩌면 나만 느끼는 걸 지도 몰라. 그게 뭐가 젊어지는 거냐고? 그렇게 말하면 섭섭하지. 당연히 외모도 젊어져. 푸석했던 얼굴엔 개기름이 줄줄 흐르고 주름이 펴지면서 젊은 냄새가 나. 젊은 냄새가 뭐냐고? 그걸 모르는구나. 그러니까 넌 젊어지지 않고 있는 거야. 이건 땀냄새가 아니야. 나만 아는 젊어질 때 나는 냄새지. 그리고 그거 알아? 평소에는 아무 생각 없다가 여름만 되면 나보다 젊은 사람들이 부러워진다. 그들의 옷차림도 더 관심 있게 보게 되고 요즘 유행하는 옷도 알아보게 되고 그래. 너는 안 그래? 너는 항상 그렇다고? 그럼 넌 항상 젊어지는 건가? 난 여름에만 그래. 그리고 바다나 휴양지에 가고 싶은 게 아니라 도시로 가고 싶어. 이상하지? 그게 젊어진다는 증거야. 내 생각엔 그래. 이쯤 되면 궁금하겠지? 계속 그렇게 반복하는 거냐고. 젊어졌다 늙었다 하는 거냐고. 그럼 나이는 항상 그대로냐고? 뭐 남들 기준으로 생각하면 나도 세월이 감에 따라 늙고 있겠지. 하지만 내 기준으로는 일 년에 한 번씩 젊어지기 때문에 남들보다 2배는 느리게 늙는 게 확실해. 확실하다니깐. 못 믿겠으면 너도 너 자신을 잘 들여다봐봐. 언제 네 가슴이 열정으로 채워지는지. 너의 몸에서 젊은 냄새가 언제 나는지. 언제 얼굴이 활짝 피는지 한번 곰곰이 생각해 봐. 생각 안 해봤구나. 그러니까 모르지. 계속 늙는다고만 생각하지 말고. 너는 못 믿겠지만 사람은 사실 젊어지기도 해. 네가 그게 언제인지 알아내면 내가 너의 이름을 지어줄게.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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