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칭을 부를 용기

책 <가녀장의 시대_이슬아>

by 제이미

식당에 가면 '사장님!' 혹은 '이모!'라고 부를 용기가 없어 그냥 '저기..'라고 말하고 다시 반복하기는 너무 싫어 목소리를 높이는 나. 심지어 나의 담당트레이너를 뭐라고 불러야 할지 몰라 한 번도 당당히 불러 본 적이 없다. 나에게 제일 어려운 게 호칭이다. 담당트레이너는 선생님이라고 부르면 되겠다고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그 헬스장의 대표님이라 너무 낮춰 부르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대표님이 선생님보다 높다는 생각은 내 착각일 수 있다. 선생님은 사장님보다 더 높을 수 있다. 책 <가녀장의 시대>에서 슬아 작가 가족이 식당에서 밥을 먹으며 종업원을 어떻게 부를 것인가에 대해 얘기하는 부분이 있다.


"선생님은 먼저 선先에 날 생生이 합쳐진 말이잖아요. 먼저 태어나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라는 뜻이죠. 제가 좋아하는 작가가 이런 말을 했어요. '내가 살아보지 못한 어떤 삶을 먼저 살아가고 있는 사람'은 모두 선생님이 될 수 있다고요."
<가녀장의 시대_이슬아> p.263


맞다. 나는 종업원도 사장님도 트레이너대표님도 되어본 적이 없다. 그들은 다 나의 선생님일 수 있다. 나한테 너무 어려운 호칭이 책을 읽으며 정리가 되는 기분이다. 하지만 여전히 누군가를 부른다는 건 나에게 용기가 필요하다. 나이를 헛먹은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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