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목욕탕

by 제이미

내일모레 50을 바라보는 딸과 내일모레 80을 바라보는 엄마가 목욕탕 사우나에서 나와 냉탕에서 첨벙거리고 있다. 물이 너무 차지 않아 좋다며 개구리헤엄을 치며 신나 한다. 얼마 후 다른 아줌마들도 들어온다. 80이 다 된 엄마가 딸에게 말한다.


"다른 사람들 있을 때 수영하지 마."


50이 다 된 딸은 수영할 생각이 없었다. 그러나 엄마의 말을 듣자 7살로 돌아간 느낌이다. 그 느낌이 너무 재미있어서 일부러 말 잘 듣는 딸 행세를 한다. 물속에서 쭈그리고 앉은 자세에서 종종걸음으로 걸어 엄마 곁으로 온다. 그런데 딸 앞에서 다른 아줌마들이 물을 튀기며 수영하는 것이 아닌가. 순간 딸은 이렇게 말대꾸를 하고 싶어진다.


"엄마 저 아줌마들은 수영하는데 왜 나는 못해?"


하지만 50이 다 된 딸은 마음속에서만 그 말을 한다. 싱글벙글 웃으며 옛날 생각을 한다. 옛날로 다시 되돌아가고 싶지만 지금 이 순간 엄마와 목욕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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