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어느 주일의 단상

by 제이미

부쩍 쌀쌀해진 날씨이지만 청명한 가을 하늘을 보니 감사함이 가슴을 꽉 채운다. 교회 예배를 시작하고 '사랑'과 '은혜', '감사'라는 단어만 들어도 내 눈은 촉촉해지고 안구건조증은 바로 치료가 된다. 눈물을 흘리면 콧물도 나고 휴지를 꺼내야 하므로 되도록 흐르지 않게 참아야 한다. 혼자가 아닌 가족이 함께하면 얼마나 좋을까. 주일마다 안타까움에 기도한다.

또 무엇을 하든지 말에나 일에나 다 주 예수의 이름으로 하고 그를 힘입어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하라.
골로새서 3장 17절

오늘은 '그를 힘입어'라는 부분이 내 머리에 콕 들어온다.


예배를 마치고 나오니 내일 아침 4도까지 내려간다는 일기예보가 생각났다. 분명 오늘은 가을인데 하루아침에 겨울을 맞이하는 격이다. 작년 아이의 경량패딩을 샀는데 어정쩡하게 안 어울려서 반품했던 기억이 나 부랴부랴 당근앱을 열어 남아 경량패딩을 찾아본다. 바로 앞 5분 거리의 아파트에 딱 아들 사이즈의 경량패딩이 올라와 있는 게 아닌가. 새 옷의 3분의 1 가격이다. 감사합니다 하나님을 외친다. 당근페이 처음 해 봤는데 참 편리하구나. 정말 좋은 세상이야.


하지만 가을이 왔나? 하자마자 겨울이 온다는 게 많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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