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사골적으로 살자

책 <가녀장의 시대, 이슬아>

by 제이미

며칠 전 날씨가 쌀쌀해지니 양송이수프가 먹고 싶어서 팩으로 된 걸 사 와서 점심에 먹었다. 근데 뭔가 부족해서 직접 만들어볼 생각을 하다 파스타로 만들어 아이와 함께 먹기로 마음먹는다.


생크림, 양파, 파스타면, 양송이버섯을 야심 차게 사 와서 유튜브로 만드는 방법을 몇 개 돌려 보다 만들어 본다.


우유나 물은 안 넣고 100프로 생크림으로 만들었고 치즈도 넣었다. 느끼함 방지를 위해 마늘파우더와 소금, 후추도 듬뿍 넣었다. 그랬더니 정말 고소한 소스가 만들어졌다. 그런데 고소함이 너무 진하고 뻑뻑해서 아이는 조금 먹다가 못 먹는 게 아닌가.


나만 맛있다고 다 먹었다.


된장국을 끓일까 파스타를 할까 잠시 고민했었는데 잘못된 선택에 후회가 밀려왔다.

아이 거는 치즈도 하나 더 올려줬는데 반이상 다 버렸다.


나라도 맛있게 먹어 다행인가.

그 후 사골을 좋아하는 아이를 위해 우리는 그냥 사골적으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슬아와 복희의 식생활은 지극히 된장적이다. 된장이 없다면 그들은 무언가 크게 잘못되었다고 느낄 것이다. 된장국 혹은 된장찌개를 거의 매일 끓여 먹어서다.
<가녀장의 시대_이슬아> p. 94

요즘 읽고 있는 책에 '된장적'이라는 말이 머리에 콕 박혀버렸다. 매일 된장을 먹으면 된장적이고 매일 사골을 먹으면 사골적인 거지. 자주 먹어도 매일은 못 먹을 것 같긴 하지만. 뭔가 색다른 메뉴를 선택하면 실패할 경우가 훨씬 높아 잘 안 하지만 한번씩 이런 느끼한 메뉴가 당기는 건 어쩔 수가 없다.


입맛 까다로운 아이의 엄마 노릇하기 힘들지만 안 먹어도 go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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