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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미 Jun 24. 2023

당신은 이 책을 읽으시겠어요?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_포리스트 카터

독서모임에서 한 멤버가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을 추천해서 읽게 되었다. 투표를 통해 선정됐는데 나도 인터넷서점에서 검색해 보고 꽤 유명한 작품인 것 같아 투표에서 선택했던 책이다. 드디어 이 책을 읽을 달이 왔고 도서관에서 빌려서 앞부분을 좀 읽었다.


체로키 인디언의 자손인 할아버지의 지혜가 필사를 하고 싶게 만들 정도로 마음에 와닿았다. 내용도 자연의 이치를 따라가듯이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흥미로운 책이다 싶어서 서평을 찾아본다. 나는 앞부분만 읽어보고 서평을 찾아보는 편이다. 내용이 궁금해서라기보다 사람들의 생각이 궁금해서다.


그런데 이 책의 작가 포리스트 카터가 인디언 후손도 아니었으며 심지어 백인우월주의집단 KKK의 지도자였다고! 이게 무슨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인지. 이름을 바꿔서 출판하여 나중에 알게 된 모양이다. 갑자기 책 읽을 맛이 뚝 떨어진다. 그러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교차를 한다.


분명 이걸 알면서 읽는 사람도 있겠지? 어차피 소설이니까. 그럼 소설은 아무나 써도 재미만 있으면 되는 걸까? 살인자가 써도 한 인종을 죽도록 혐오했던 사람이 써도 쓰는 재능만 있으면 괜찮은 것일까? 당신은 어떤가? 상관없는 것일까?


내 머리로 이해하는 책은 저자의 사상, 생각, 삶이 어느 정도는 반영이 된다고 알고 있는데 이 책에서는 그런 것이 안 느껴지고 따뜻함만이 남아서 베스트셀러가 됐겠지? 참 아이러니다. 책은 도대체 무엇인가? 작가한테 스토리는 무엇이며 스토리는 또 작가한테 무엇인가? 그럼 독자는?


결론적으로 나는 이 책을 안 읽기로 했다. 읽으면 자꾸 저자의 과거가 생각날 것 같고 더 이상 스토리에 집중을 못할 것만 같다. 마치 혐오가 혐오를 낳는 것처럼.


책 읽다가 이런 적은 처음이라 상당히 당황스러웠다가 저자와 책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할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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