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수영을 가르치려면 1편

가르치기로 결정했다면 기다려줘야 한다

by Seongmin Joo

오늘부터 아이들에게 수영을 가르치는 방법에 대해서 연재하고자 한다. 수영장을 등록해서 아이를 맡겨놓았거나 직접 아이와 수영장을 다니며 물과 친숙하게 해 주려는 부모님들과 이제 막 아이들을 가르치기 시작한 초보 수영 선생님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글을 써보고자 한다.


수영을 강제로 배웠지만 내 삶이 즐겁고 풍요로웠듯 많은 아이들이 수영을 배워 즐기며 살길 바란다.


나에게 수영교육 상담을 해오는 부모님들께 가장 많이 듣는 말은 첫 번째, 아이가 물을 무서워해요. 두 번째, 배운지는 오래되었는데 아직 자유형도 못해요. 세 번째, 접영까지 마스터하려면 얼마나 걸릴까요?이다.


첫째, "아이가 물을 무서워해요."


대부분의 경우 아이들은 물을 무서워한다. 선천적으로 겁이 많아 물을 극도로 멀리하는 아이들도 더러 있다. 이런 아이들을 전통적으로 한 반에 16~20명씩 있는 수영교실에서 수영을 배우게 한다면 거의 절반 이상은 기초반에서 그만둔다. 그리고 부모에 의해 1~2번의 시도를 더 해보고 영영 수영장을 멀리하게 된다. 왜 그럴까? 물에 대한 두려움과 기타 성향으로 진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뭐든지 잘해야 재미있다. 잘하지 못해 매일 잔소리를 듣는데 재밌다는 아이는 100에 1명도 되지 않을 것이다. 아직 물이 두렵고 적응을 마치지 않은 아이는 절대 진도를 따라갈 수 없다. 지금 아이가 물을 무서워하여 고민을 가진 부모라면 충분한 시간을 할애하겠다는 마음의 준비를 하자. 이 경우 방법은 2가지이다. 소규모 교습 및 느린 템포의 반을 운영하는 수영교실에서 물에 대한 적응을 마치거나 부모님과 함께 수영교육을 시작하기 이전에 필요한 적응을 마쳐야 한다. 적응에 대한 최소한의 기준점은 발이 닿는 깊이의 물에서 편안하게 걸어 다니고, 스스로 잠수를 아무렇지 않게 하고, 아무 장비 없이 물에 엎드렸다가 일어나는 정도는 되어야 한다. 그런데 여기서 궁금한 건 물을 무서워하지 않는 아이들은 왜 존재할까? 간단하다. 그 아이들의 부모님들이 물을 좋아하거나 기타 필요에 의해 어릴 때부터 시간을 두고 물놀이를 해온 케이스가 가장 많다. 이런 아이들은 대부분 단체반에 넣어놔도 잘 적응하며 수영을 배우게 된다. 물에서 편안히 걷지 못하고, 잠수를 못하고, 혼자 뜨지 못한다면 수영을 배울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것이다. 만약 아이가 물을 멀리한다면 물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물과 함께 보내온 시간만큼의 적응시간을 줘야 한다.


아직 걸어 다니는 게 불편한 아이들 (10초~25초까지)
아직 잠수가 불편한 아이들 (1분 20초부터 1분 25초까지)
물에 엎드리는 게 익숙해진 아이들 1분 48초부터


두 번째, "배운지는 오래되었는데 아직 자유형도 못해요."


조금 어렵고 복합적인 문제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역시 적응이다. 수영은 기본적으로 본능과 반대되는 행위다. 수영교육을 받지 못한 수영자는 어떻게든 숨을 쉬려 물 위로 머리를 꺼내려한다. 하지만 인간은 소금쟁이가 아니다. 물에 걸쳐 있을 수는 있지만 물 위에 있을 수는 없다. 물에 걸친다는 것을 쉽게 이야기하면 물 위에 바로 입이 있는 정도로 아슬아슬하게 숨을 쉬어야 한다는 것이다. 배우고 연습한다면 참 별 것 아닌 일이지만 적응을 마치지 못한 아이들은 절대 하지 못한다. 대부분 "배웠는데 자유형도 못해요."라는 경우의 아이들은 숨을 쉴 때 머리가 높이 올라온다. 다시 말해 입이 불필요하게 높이 올라온다. 물에 떠있는 상태에서 물 위로 머리를 필요 이상으로 들어 올리면 다른 한쪽이 가라앉는다. 아마도 다리. 다리가 가라앉으면 발차기를 차지 못한다. 발차기를 차지 못하면 속도가 줄어 결국 들어 올린 머리도 함께 가라앉는다. 힘껏 올라왔던 입은 숨쉬기 편한 저 높은 곳이 아닌 물 바로 위에 있을 것이다. 아니면 물속. 충분한 적응을 하지 않고 교육을 시작하면 본능에 의해 안 좋은 습관이 생길 수밖에 없다. 적응 후에도 이 본능을 억누르며 효율을 익히는 것이 수영교육이 오래 걸리는 이유이다.


머리를 높이 들지만 결국 올라가지 않는다 (20초~28초까지)


세 번째, "접영까지 마스터하려면 얼마나 걸릴까요?"

정말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아이의 신체능력과 성향마다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한국의 입시문화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타협해서 초등학교 고학년을 마치기까지는 수영을 계속 배우길 추천한다. 한번 체득, 체화한 것은 쉽게 잊지 않는다. 흉내만 내는 수영은 접영까지도 금세 가르칠 수 있다. 물론 모양이 엉망이고, 그만두면 까먹겠지만. 하루 1시간씩 1주일 2~3번 수영해서 공부 못하면 공부할 시간에 열심히 하지 않은 것이지 시간이 모자랐던 것이 아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재능이다. 한 번은 길면 몇 년이 걸릴 수 있다는 나의 대답에 화를 낸 학무보가 있었다. 우리 수영교실이 얼마나 커리큘럼이 빈약하길래 그렇게 오래 걸리냐는 말이 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 자신도 너무나 미성숙했지만 화가 나서 몇 가지 질문 후에 이렇게 이야기했다. "어머님은 수영하시나요? 학창 시절에 운동 잘하셨나요?" 그 어머님의 대답은 그렇지 않았다고 했다. 그리고 나는 이렇게 말해버렸다. "아이도 어머님하고 비슷할 거예요." 당시에는 화가 나서 한 말이었지만 이것은 사실이다. 지적, 신체능력과 성향은 유전이다. 부모 모두가 대단한 지적능력에 신체능력 그리고 인내심과 같은 뛰어난 성향을 모두 갖췄다면 수영이 아니라 어떤 분야이든 빨리 배울 것이고, 평범했다면 평범할 것이고, 느렸다면 느릴 것이다. 다 그렇진 않을 테지만 아마 꽤 높은 확률로 그럴 것이다. 선생은 마법사가 아니다. 그리고 아이를 닦달하지 마시라. 인내하면 누구나 수영을 잘할 수 있다.


인내하면 오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