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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뒷골이 찌릿찌릿? MRI 찍어도 이상 없는 두통!

혹시 <ㅇㅇㅇㅇㅇ> 의심해 보셨나요?

by 콕 선생님

"선생님, 뒷골이 찌릿찌릿하면서 너무 아파서 미치겠어요."



진료실에서 정말 자주 듣는 말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분들 대부분이

이미 여러 병원을 거쳐 오셨더라고요.



MRI도 찍어보고, 경동맥 초음파도 해보고,

심지어 CT까지 찍으신 분들도 계세요.

그런데 결과는? "특별한 이상 없습니다."



약만 처방받고 돌아오시는 거죠.



처음엔 약이 듣는 것 같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똑같아지고...



그러다 결국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하나?" 하는 생각까지 하게 되는데요.



안녕하세요.

1년 넘게 귀뒷골 찌릿찌릿 통증으로 고생하시다가

본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고 웃음을 되찾았던 분들을 많이 봐왔습니다.



원인 없는 두통은 없어요.

그 마음으로 10년 넘게 진료를 이어가고 있는,

콕통증의학과 통증 전문의 조성호 원장입니다.



그림11.png



오늘은 최근 진료실에서 있었던 일을 말씀드리려고 하는데요.

제가 왜 이 글을 쓰게 됐냐면,

정말 너무 안타까운 케이스를 또 보게 돼서예요. ㅜㅜ


진료실 문을 열고 들어오신 40대 중반 남성분



"선생님... 1년 넘게 뒷골이 찌릿찌릿하고 아픈데,

어디 가도 원인을 모르겠대요."



표정부터가 지쳐 보이시더라고요.


말씀을 들어보니, 이미 동네 신경과에서 1년 넘게 치료받으셨다고 하시는 거예요.

처음엔 두통약 처방받고 물리치료 받으시면서 조금 나아지는 것 같았대요.

그런데 점점 약발이 안 듣기 시작하더니, 최근엔 아예 효과가 없어졌다는 거죠.


의사 선생님도 걱정되셨는지 경동맥 초음파도 찍어보고, 뇌 MRI까지 찍으셨대요.

근데 결과는... "이상 없음"


"그럼 제 통증은 뭔가요? 제가 꾀병 부리는 건가요?"



환자분이 되게 억울해하시더라고요 ㅠㅠ


그래서 제가 물어봤습니다.

"통증이 정확히 어디서 시작되세요? 손으로 짚어보실 수 있으세요?"


환자분이 손가락으로 뒷목 아래쪽, 머리와 목이 만나는 부위를 콕 짚으셨어요.



"여기요. 여기서 시작해서 귀뒷골 찌릿찌릿하게 올라가고,

때로는 머리까지 찌릿찌릿하게 퍼져요."



그림12.jpg


아...

그 순간 저는 알았습니다.


이건 뇌 문제가 아니라 '후두신경통'이구나.


후두신경통? 처음 들어보시는 분들 많으실 거예요

사실 이 병, 생각보다 흔합니다.

근데 왜 놓치는 경우가 많냐면요...


검사상으론 안 나오거든요;;





MRI 찍어도 정상, CT 찍어도 정상, 혈액검사 해도 정상.

그러니까 환자분은 "이상 없다"는 말만 듣고

약만 타 먹다가 시간만 보내게 되는 거죠.


후두신경통은 뭐냐면요.


우리 뒷목에는 '후두신경'이라는 신경이 지나갑니다.

이 신경이 목 근육이나 경추 관절에 눌리거나 자극받으면?

뒷골이 찌릿찌릿 증상이 나타나는 거예요.


그런데 이게 뇌 MRI엔 안 나타납니다.

신경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신경이 '눌려서' 생기는 증상이니까요.


그림13.jpg 출처: Springerlink


그래서 저는 환자분께 설명드렸어요



초음파로 정확한 위치 확인하고,

그 부위에 직접 치료하면 좋아지실 수 있을 거라고…


환자분 표정이 확 바뀌시더라고요.



"진짜요? 그럼 제가 평생 이렇게 사는 건 아니란 말씀이신가요?"


네, 아니에요.

후두신경통은 정확히 진단하고 제대로 치료하면 충분히 좋아질 수 있는 질환입니다.


여기서 핵심은 'SI(초음파 유도하)주사치료'입니다.


많은 분들이 "주사 맞아봤는데 소용없었어요"라고 하시는데요.

주사도 어디에 어떻게 놓느냐가 정말 중요해요.


일부 신경차단 주사는 그냥 경험에 의존해서

"이 근처쯤?"하고 놓는 경우가 많습니다.

근데 후두신경은 사람마다 위치가 조금씩 달라요.


그래서 저는 반드시 초음파로 신경 위치를 정확히 확인하고 치료합니다.


눈으로 보면서 하는 거죠.

이렇게 하면 치료 효과가 확실히 다릅니다.


치료 후 2주 뒤, 환자분이 다시 오셨어요.


문 열고 들어오시는데, 표정부터가 달라 보이시는 거예요.


"선생님, 진짜 신기해요. 1년 넘게 고생했는데 2주 만에 이렇게 좋아질 줄은..."


그림14.jpg [오랜 시간 고생하신 환자분들을 웃게 만드는 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더는 고생하시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귀뒷골 찌릿찌릿하던 증상이 거의 사라졌고,

머리뒷골 통증도 80% 이상 줄었다고 하시더라고요.


"약도 거의 안 먹게 됐어요. 이게 꿈인가 싶어요."


솔직히 이럴 때 제가 보람을 느낍니다.


특별히 대단한 치료를 한 건 아니에요.

그냥 정확히 진단하고, 정확한 부위에 치료한 것뿐인데...


환자분에게는 1년이 넘는 고통에서 벗어나는 순간이었던 거죠.


두통도 종류가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두통은 다 비슷한 거 아니에요?"라고 생각하시는데요.

사실 두통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눕니다.


✅ 1차성 두통

원인을 찾을 수 없는 두통이에요.

편두통, 긴장성 두통이 여기 속하죠.

이런 경우는 약물로 조절하는 게 주된 치료법입니다.


✅ 2차성 두통

목디스크, 경추 관절, 후두신경 자극 등 명확한 원인이 있는 두통이에요.

오늘 말씀드린 후두신경통이 바로 여기에 속합니다.

이건 원인을 직접 치료하면 통증이 사라져요.


✅ 3차성 두통

뇌종양, 뇌출혈, 뇌혈관 문제 등 뇌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경우예요.

이런 경우는 반드시 MRI 같은 정밀검사가 필요하죠.


제가 진료하면서 느낀 건데요.


뒷골이 찌릿찌릿하고 귀뒷골 찌릿찌릿하다고 오시는 분들 중

상당수가 2차성 두통, 그러니까 후두신경통인 경우가 많아요.



그림15.png


근데 이분들이 뇌 MRI만 찍고 "이상 없다"는 말만 듣고

약만 드시다가 시간을 보내시는 거죠.


정말 안타까워요.


경추성 두통이면 약 계속 먹을 필요 없어요

"선생님, 그럼 저는 평생 약을 먹어야 하나요?"


아니에요.

후두신경통 같은 2차성 두통은 원인을 직접 치료하면 됩니다.


신경이 눌린 게 문제면 그 압박을 풀어주면 되고,

경추 관절이 문제면 그 관절을 치료하면 되는 거죠.


약은 증상을 일시적으로 억누르는 것일 뿐이에요.


물론 급할 때는 약이 필요하죠.

하지만 장기적으로 약만 드시는 건...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닙니다.


그래서 제가 강조하고 싶은 건요.


귀뒷골 찌릿찌릿, 머리뒷골찌릿찌릿...

이런 증상이 계속되는데 검사상 이상이 없다?


그럼 한 번쯤은 '후두신경통'을 의심해보셔야 한다는 거예요.


모든 환자분이 다 똑같지는 않아요

물론, 저도 모든 환자분을 다 좋게 해드릴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어떤 분들은 치료 반응이 더디기도 하고,

어떤 분들은 다른 문제가 복합적으로 있어서 시간이 더 걸리기도 하죠.


하지만 적어도 정확한 진단은 해드릴 수 있어요.


"이게 뇌 문제인지, 목 문제인지, 신경 문제인지."

이것만 정확히 알아도 환자분들이 헤매는 시간을 줄일 수 있거든요.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말씀은...


그림16.png


후두신경통은 정확히 진단하고 적절히 치료하면

생각보다 빨리 좋아질 수 있는 질환이에요.


1년, 2년 고생하실 필요 없다는 거죠.


물론 이 글이 모든 분께 해당되는 건 아닐 거예요.

하지만 혹시라도 비슷한 증상으로 오랫동안 고생하고 계신 분이 있다면,


"아, 나도 한번 후두신경통인지 확인해봐야겠다"


이렇게 생각하시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진료실에서 환자분들 보면서 느끼는 건데요.

정말 필요한 건 비싼 검사나 특별한 수술이 아니라,

'정확한 진단'인 경우가 많아요.


병을 정확히 알아야 정확한 치료를 할 수 있으니까요.


오늘 말씀드린 내용이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조성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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