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차 의사가> 찾아낸 진짜 원인
지난주 목요일 오후였어요.
진료실 문을 열고 들어오신 분의 표정이... 아직도 생생해요.
40대 남성분이셨는데, MRI 필름을 한 아름 안고 오셨더라고요.
"선생님, 제발 좀 봐주세요. 진짜 미치겠어요."
첫 마디부터 절박함이 묻어났어요.
안녕하세요.
매일 진료실에서 '오른쪽 옆구리 등쪽 통증'으로
힘들어하시는 분들을 만나면서,
정확한 진단 하나가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여러 병원을 다니면서 상처받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저는 콕통증의학과 통증 전문의 한예름입니다.
오늘은 제가 최근 진료실에서 직접 경험한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해요.
6개월간의 방황, 그리고 진료실에서 마주한 현실
환자분이 가져오신 자료들을 펼쳐보는데... 솔직히 좀 놀랐어요.
목디스크 진단서
어깨 회전근개 손상 소견
한방병원 침구치료 기록
심지어 2차병원 정형외과 진료 기록까지
"선생님, 저 진단이 병원마다 다 달라요.
목, 어깨 디스크... 대체 뭐가 맞는 건지 모르겠어요."
환자분의 목소리에 지친 기색이 역력했어요.
6개월 동안 안 해본 치료가 없다고 하셨어요.
물리치료, 도수치료, 침, 뜸, 신경차단술...
그런데 숨쉴때 오른쪽 등통증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고 하셨죠.
이런 케이스, 생각보다 정말 많아요 구구
환자분이 가져오신 MRI를 꼼꼼히 살펴봤어요.
목 MRI도 있고, 어깨 MRI도 있고, 흉추 MRI도 있더라고요.
근데 신기한 게 뭔지 아세요?
다 정상이에요.
아니 정확히는, 나이에 맞는 퇴행성 변화는 있지만
그렇게 심한 통증을 일으킬 만한 구조적 문제는 없었어요.
그럼 왜 이렇게 아픈 걸까요?
저는 환자분께 증상을 아주 자세히 물어봤어요.
"정확히 어디가 제일 아프세요?"
"여기요, 오른쪽 등 뒤쪽이요. 특히 갈비뼈 쪽으로..."
"숨쉴 때 더 아프세요?"
"네! 숨만 쉬어도 찌릿하고, 기침하면 진짜..."
"혹시 몸을 비틀 때도 아프세요?"
"아 맞아요, 옷 갈아입을 때 팔 올리면 너무 아파서..."
이 순간, 딱 감이 왔어요.
X-ray를 다시 찍고, 환자분이 가져오신
MRI와 비교해가며 세밀하게 체크했어요.
그리고 초음파로 갈비뼈 사이 부위를 확인했죠.
그리고 저는 진단을 내렸습니다.
늑간신경통이라고요.
<Fig 1. X-Ray 영상>
환자분은 처음 듣는 질환이라며 놀라시더라고요.
네.
6개월간 여러 병원을 다니셨는데 이 진단은 처음 들으신 거예요.
왜 늑간신경통은 늦게 발견될까?
늑간신경통이란 갈비뼈 사이를 지나가는
신경이 손상되거나 염증이 생겨서 아픈 거예요.
문제는 이 통증이 나타나는 위치가 애매하다는 거죠.
오른쪽등뒤아래통증으로 나타나면?
→ 허리디스크로 오인
등 뒤쪽 옆으로 아프면?
→ 목디스크 연관통으로 오인
어깨 뒤쪽으로 뻗치면?
→ 회전근개 손상으로 오인
실제로 이 환자분도 그렇게 진단받으셨던 거예요.
근데 진짜 문제는 따로 있어요.
늑간신경통은 갈비뼈 '사이'에 있는 신경을 치료해야 하는데
이게 생각보다 훨씬 까다로워요.
조금만 바늘이 깊게 들어가면?
폐를 찌를 수 있어요. 기흉이 생길 수 있다는 거죠;;
그래서 많은 병원에서 아예 시도를 안 하거나
진단 자체를 다르게 내리는 경우가 많아요.
SI(초음파유도하)주사치료 후...
환자분께 치료 계획을 설명드렸어요.
초음파로 정확히 보면서 늑간신경 부위에 주사치료를 할 거라고.
갈비뼈 사이 신경을 정밀하게 타겟팅해야 하는 방식인데,
실시간으로 보면서 하니까 괜찮을 거라고요.
환자분이 조금 긴장하신 게 느껴졌어요.
6개월간 여러 치료를 받았지만 소용없었으니까요.
치료는 약 15분 정도 걸렸어요.
초음파로 갈비뼈 사이 공간을 실시간으로 보면서
늑간신경 주변에 정확히 약물을 주입했죠.
치료 직후 환자분이 심호흡을 해보시더니...
조심스럽게 몸을 돌려보시고, 팔을 올려보시고...
표정이 확 바뀌시더라고요.
2주 후 재진, 그리고 환자분이 하신 말
2주 뒤 경과 확인차 다시 오셨어요.
"선생님, 진짜 신기해요. 6개월 동안 뭘 해도 안 나았는데
여기 와서 한 번 치료받고 나서 완전히 달라졌어요."
통증은 거의 없으시다고 했어요.
가끔 피곤하면 뻐근한 느낌은 있지만
예전처럼 숨쉴 때마다 찌릿하거나,
움직일 때마다 아픈 건 전혀 없다고...
다른 병원에서 못 찾았던 원인을 찾게 돼서
너무 기쁘다고 하시더라고요.
늑간신경통은 진단 자체가 어렵고
치료도 까다로워서 많은 경우 놓치게 되는 듯해요.
하지만 원인을 잘 찾아 뿌듯했습니다. ^^
혹시 나도 늑간신경통일까? 체크해보세요
제 진료실에 오시는 분들 중에 이런 증상을 호소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 오른쪽 옆구리 등쪽 통증이 있다
✔️ 숨쉴때 오른쪽 등통증이 더 심해진다
✔️ 기침하거나 재채기할 때 갈비뼈 쪽이 찌릿하다
✔️ 몸을 비틀거나 팔을 올릴 때 등 뒤가 아프다
✔️ 오른쪽등뒤아래통증이 한 달 이상 지속된다
✔️ 목이나 어깨 치료를 받아도 낫지 않는다
이 중 3개 이상 해당된다면?
늑간신경통도 의심해봐야 해요.
특히 "여러 병원에서 진단이 다 달랐다"는 분들
이런 케이스일 가능성이 높아요.
진료실에서 환자분들을 보면서 느끼는 건데요.
치료를 많이 받는 게 중요한 게 아니에요.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게 먼저예요.
목디스크가 아닌데 목 치료를 받으면? 당연히 안 나아요.
어깨가 아닌데 어깨 치료를 받으면? 소용없어요.
6개월, 1년... 시간만 흘러가고
통증은 그대로고
점점 지쳐가는 환자분들을 너무 많이 봐요.
그래서 저는 초진 때 시간을 많이 써요.
환자분이 언제부터, 어떻게, 어디가, 어떤 상황에서 아픈지
정말 자세히 물어봐요.
그리고 기존 검사 자료들을 꼼꼼히 비교해보고
필요하면 추가 검사도 하고
초음파로도 직접 확인해봐요.
그래야 진짜 원인을 찾을 수 있으니까요.
요즘 진료실에서 느끼는 건데요.
오른쪽 옆구리 등쪽 통증, 숨쉴때 오른쪽 등통증으로
너무 오래 고생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어디 가도 안 나아요"
"병원마다 말이 다 달라요"
"도대체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어요"
이렇게 말씀하실 때마다 마음이 아파요.
정확한 진단만 받으면
생각보다 빨리 좋아질 수 있는데...
진단이 잘못되어서, 혹은 진단은 맞는데 치료가 제대로 안 되어서
시간만 흘러가는 경우가 너무 많거든요.
혹시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분 중에
여러 병원을 다녀도 낫지 않는 등 통증으로 힘드신 분
MRI에서는 별 문제 없다는데 통증은 계속되는 분
목인지 어깨인지 허리인지 진단이 애매한 분
계시다면요.
한 번 정확한 감별 진단을 받아보시길 권해드려요.
때로는 6개월간 못 찾던 답이
딱 한 번의 정확한 진단으로 풀리기도 하니까요.
오늘도 진료실에서
한 분 한 분 정성껏 진료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한예름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