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두통 약 3개월 먹었다면...
20년.
한 사람이 통증과 함께 살아온 시간입니다.
진료실에서 이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솔직히 마음이 무거웠어요.
20년이라는 시간 동안 얼마나 많은 병원을 다녔을까,
얼마나 많은 약을 먹었을까...
안녕하세요.
두통으로 병원을 찾아다니시는 분들 중에
정작 정확한 진단조차 받지 못하신 채
약만 처방받고 돌아가시는 경우가 너무 많죠.
혹시 이 글을 읽는 분도 그런 상황이라면,
오늘 제가 하는 말들이 조금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거예요.
아, 저는 콕통증의학과 신경과 전문의 조성호입니다.
잘 부탁드려요. ^^
오늘은 제가 최근에 만났던 한 환자분 이야기를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두통 병원 어디로 가야 할지,
병원에서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이 모든 고민에 대한 답이 이 사례 속에 담겨 있습니다.
20년을 참고 살아온 이유
50대 중반 여성분이셨어요.
진료실 문을 열고 들어오시는데,
어깨가 축 처져 있고 표정도 많이 지쳐 보이시더라고요.
앉자마자 하신 말씀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선생님, 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왔어요.”
'마지막'이라는 단어가 얼마나 무겁게 느껴지던지...
자세히 여쭤보니 머리 통증만 있는 게 아니었어요.
어깨까지 항상 짓눌리는 느낌이 있다고 하셨거든요.
그것도 20년 가까이요.
한의원도 다녀보셨고, 신경과도 여러 곳 가보셨대요.
약도 정말 많이 드셔봤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효과가 있었냐고요?
잠깐이었어요. 정말 잠깐뿐이었대요.
더 안타까운 건 그다음이었습니다.
통증이 계속되니까 우울하고 불안한 마음까지 생겼다고 하시더라고요.
결국 정신과 약까지 복용하게 되셨대요.
이 부분에서 저는 좀 답답했어요;;
왜냐하면 우울과 불안이 통증 때문에 생긴 건데,
정작 통증의 원인은 제대로 찾지 못한 채
증상만 관리하고 계셨던 거거든요.
[통증으로 힘들어하는 환자분들께 제가 드릴 수 있는 건 희망입니다. 나을 수 있다는 마음을 심어드릴게요.]
두통 병원 어디로 가야 할까요
이 환자분처럼 오랫동안 두통으로 고생하시는 분들이 정말 많아요.
그런데 대부분 이렇게 말씀하세요.
병원은 많이 다녀봤는데 나아지질 않아요.
왜 그럴까요?
제 경험상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1️⃣ 정확한 검사 없이 증상만 보고 약을 처방받는 경우
두통이라고 하면 그냥 진통제나 편두통약을 주는 경우가 많아요.
물론 일시적으로는 도움이 되죠.
하지만 원인을 모르면 약 효과가 떨어지면 다시 아픈 거예요.
2️⃣ MRI나 CT를 찍어도 '이상 없다'는 말만 듣는 경우
이게 더 큰 문제예요.
검사는 했는데 '정상'이라고만 하니까,
환자분들은 '내가 예민한 건가?' 하는 생각까지 하게 되거든요.
하지만 정말 이상이 없는 걸까요?
아니에요. 제대로 안 본 거예요
이 환자분도 예전에 MRI를 찍어보신 적이 있으셨대요.
그런데 그때 들으신 말이 뭐였냐면요.
큰 이상은 없으니 약 드시면서 경과 보세요.
네…ㅜㅜ
저는 환자분께 다시 한번 정밀하게 검사해 보자고 말씀드렸어요.
특히 목 부위를 집중적으로 봐야 할 것 같다고요.
왜냐하면 환자분이 호소하시는 증상들이
✅ 머리 뒤통수부터 시작되는 통증
✅ 어깨가 짓눌리는 느낌
✅ 특정 자세를 취할 때 더 심해지는 양상
이런 패턴은 전형적인 경추성 두통의 특징이거든요.
환자분도 처음에는 목 MRI를 찍어야 한다는 부분에
의아해하셨는데,
그래도 제가 잘 설득해서 당일 바로 찍을 수 있었어요. ^^
당일 MRI 촬영 가능한
콕통증의학과 오시는 길
경추 MRI 결과가 나왔을 때...
환자분께 화면을 보여드리면서 차근차근 설명했습니다.
목뼈 여러 마디에서 디스크가 퇴행되어 있어요.
그리고 이 세 군데에서 척추관이 좁아져 있는 게 보이시죠?
이게 협착증이에요.
환자분 눈빛이 달라지시더라고요.
아... 그래서 이렇게 아팠던 거구나...
20년 동안 원인을 모르고 지내셨던 거예요.
편두통 병원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어요
많은 분들이 착각하시는 게 있어요.
머리가 아프면 무조건 편두통이라고 생각하시는 거예요.
물론 편두통도 흔한 질환이에요.
하지만 모든 두통이 편두통은 아니거든요.
이 환자분처럼 목에서 오는 두통도 있고요.
긴장성 두통도 있고, 군발성 두통도 있어요.
심지어 턱관절 문제로 두통이 생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두통 병원을 선택하실 때 가장 중요한 건
정확한 감별 진단이 가능한 곳인지 확인하는 거예요.
편두통약만 계속 처방하는 곳이 아니라,
정말 내 두통의 원인이 뭔지 찾아주는 곳으로 가셔야 해요.
두통 심할 때 병원에서 꼭 확인해야 할 점
진료하면서 느끼는 건데
환자분들이 병원에서 뭘 물어봐야 할지 잘 모르시는 경우가 많아요.
그냥 의사 선생님이 시키는 대로 검사하고, 약 받아서 나오고...
이러다 보니 정작 중요한 정보는 못 듣고 가시는 거죠.
제가 생각하는 두통 심할 때 병원에서 꼭 확인해야 할 것들 알려드릴게요.
✔️ 내 두통의 원인이 정확히 무엇인가요?
단순히 '스트레스성', '긴장성'이라는 말만으로는 부족해요.
구체적으로 어디에 문제가 있는지 들으셔야 합니다.
✔️ 왜 이런 검사를 하는 건가요?
MRI를 찍는다면 왜 찍는지, 무엇을 확인하려는 건지 알아야 해요.
그래야 결과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거든요.
출처: Orion Family Physiotheraphy
✔️ 약물 치료 외에 다른 방법은 없나요?
약만 계속 먹는 게 답은 아니에요.
근본적인 해결 방법이 있는지 꼭 물어보세요.
✔️ 언제까지 이 약을 먹어야 하나요?
무기한으로 약을 먹어야 한다면, 뭔가 잘못된 거예요.
치료 계획이 명확해야 합니다.
이런 질문들을 했을 때 명확하게 답해주지 못하는 곳이라면
다른 병원을 알아보시는 게 나을 수도 있어요.
환자분 이야기로 돌아올게요.
경추 협착증과 디스크 퇴행이 확인되었으니,
이제 치료 방향이 명확해졌어요.
저희 통증의학과 원장님과 협진을 진행했고요.
PEN(Percutaneous epidural Neuroplasty) 시술을 권해드렸습니다.
시술이요? 수술은 아니고요?
네, 수술 아니에요.
경피적 경막외 신경성형술이라고 해서,
가느다란 관을 넣어서 신경 주변의 염증과 유착을
제거하는 비수술 치료예요.
환자분이 조금 망설이시더라고요.
20년 동안 여러 치료를 받아봤는데 효과가 없었으니,
이번에도 그럴까 봐 걱정되셨던 거죠.
그 마음 충분히 이해했어요.
그래서 더 자세히 설명드렸습니다.
지금까지 받으신 치료들은 대부분 일시적으로 증상만 완화시키는 거였어요.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고요.
정확히 문제 부위를 확인했고,
그곳의 염증과 압박을 직접적으로 해결하는 거라고...
환자분이 고민하시다가 결국 시술을 받기로 하셨어요.
시술 후 일주일쯤 지났을 때 다시 오셨는데
표정이 완전히 달라져 계시더라고요.
뭔가 오래 눌려 있던 게 풀리는 기분이에요.
그 말 들으니까 정말 다행이다 싶었어요.
예전엔 아프지 않은 날이 거의 없었는데,
요즘은 통증 없는 날도 생긴다고 하시더라고요.
마음도 좀 가벼워진 것 같다고요.
신경과와 통증의학과의 협진
이 사례에서 중요한 포인트 하나 더 말씀드릴게요.
저는 신경과 전문의지만, 이 환자분의 치료는 통증의학과와 함께 진행했어요.
왜냐하면 각 과의 역할이 다르거든요.
� 신경과의 역할
두통의 원인을 감별 진단하고, 신경학적 문제가 있는지 확인해요.
그리고 신경통에 대한 약물 조절과 재활 치료를 담당합니다.
� 통증의학과의 역할
구조적인 문제(디스크, 협착증 등)를 시술로 해결하고,
염증을 제거해서 통증의 근본 원인을 치료해요.
이 환자분처럼 복합적인 경우에는요.
통증의학과에서 기계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신경과에서 남아있는 신경통을,
재활의학과에서 재활을 관리하는 식으로 협진이 필요해요.
한 과에서만 보면 놓칠 수 있는 부분들을 서로 보완하는 거죠.
오늘 말씀드린 환자분처럼
오랫동안 두통으로 고생하시는 분들, 정말 많으세요.
그런데 대부분 이렇게 생각하세요.
원래 머리가 자주 아픈 체질인가 봐.
나이 들면 다 이렇게 아픈 거 아닐까?
약 먹으면 좀 나아지니까 그냥 참고 살아야지.
아니에요.
참고 사실 필요 없어요.
정확한 진단만 받으면, 충분히 좋아질 수 있는 증상이에요.
두통 병원 어디로 가야 할지 고민되신다면
오늘 제가 말씀드린 기준들을 참고하세요.
편두통인 줄 알았는데 다른 원인일 수도 있어요.
두통 심할 때 병원에서 정확한 검사 꼭 받으시고요.
원인을 알아야 제대로 된 치료가 가능합니다.
지금 두통으로 고생하고 계신다면
더 늦기 전에 병원 찾아주세요.
20년이 아니라, 20일 만에 원인을 찾을 수도 있으니까요.
감사합니다.
조성호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