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약 매일 먹어도 안 낫는다면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고 어지러운 날,
사람들이 가장 먼저 하는 생각은 대부분 비슷해요.
혹시 뇌에 뭔가 생긴 건 아닐까?
뇌 문제라고 생각하기 시작하면 또 엄청 두렵기 시작하죠.
그 마음 백 번도 더 이해합니다.
안녕하세요.
그 불안감을 안고 대학병원에서 MRI까지 찍었는데 이상이 없다는 말을 들으면,
안도가 되는 동시에 묘하게 막막해지는 기분,
경험해보신 분이라면 아실 것 같아요.
그렇다면 대체 왜 이렇게 아픈 걸까요.
저는 그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고 싶은
콕통증의학과 신경과 전문의 조성호입니다.
오늘은 제가 진료실에서 만났던 한 환자분 이야기를 해드리려고 해요.
딱 3분만 집중해서 읽어 주세요. ^^
머리가 지끈지끈 낫지 않았던 이유는?
두통과 어지럼증으로 오래 고생하시다가 저희 병원을 찾아오신 74세 어르신이셨어요.
처음 진료실에 들어오셨을 때부터 표정이 많이 지쳐 보이셨어요.
뒷머리 쪽이 계속 지끈지끈하고, 자고 일어나도 머리가 무겁고 어지러워서
아침마다 하루를 시작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다고 하셨거든요.
잠을 못 자고 나면 증상이 더 심해지다 보니, 잠이 무서운 날도 있었다고 하셨어요.
그 말이 오래 남더라고요.
쉬어야 나아야 할 수면이 오히려 증상 악화의 신호가 된다는 게,
생각해보면 정말 지치는 상황이잖아요.
저는 우선 당일 정밀 검사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당일 MRI / 신경과 검사 가능한
콕통증의학과 오시는 길
뇌 쪽 이상을 걱정하고 오신 분들은 뇌 MRI를 먼저 확인하는 게 맞아요.
대학병원에서도 이미 검사를 받으셨지만, 저희에서도 다시 한번 면밀히 살펴봤어요.
결과는 동일했습니다. 두통을 유발할 만한 뇌혈관 이상이나 구조적 문제는 없었어요.
그런데 저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어요.
뇌에 이상이 없다는 게 두통의 원인이 없다는 뜻은 아니거든요.
두통과 어지럼증의 원인은 생각보다 다양하고,
그중에서 의외로 많은 분들이 놓치고 있는 게 바로 목이에요.
경추 엑스레이를 찍어봤는데, 소견이 꽤 뚜렷하게 나왔어요.
정상적인 목뼈는 옆에서 보면 완만한 C자 곡선을 그리는데,
이분의 목은 그 곡선이 사라지고 거의 일자로 펴진 상태였어요.
여기에 퇴행성 변화도 동반되어 있었고요.
목뼈의 정렬이 무너지거나 디스크 문제가 생기면,
그 주변을 지나는 신경이 자극을 받게 되는데요.
그 신경은 단순히 목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후두부, 이마, 귀, 눈 주변까지 분포해요.
그래서 목에서 시작된 문제가 머리 전체가 지끈지끈하거나 뒷머리가 묵직하게 아픈 증상으로 이어지는 거예요.
이걸 경추성 두통이라고 해요.
뇌 MRI에서 이상이 없는데도 두통이 계속된다면,
목을 함께 확인해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어지럼증의 또 다른 원인이 있었어요
이분에게는 한 가지가 더 있었어요.
당뇨가 오래 되신 분이라, 자율신경계 검사도 함께 진행했는데요.
기립성 저혈압이 동반되어 있다는 게 확인됐어요.
기립성 저혈압은 앉았다가 일어설 때 혈압이 빠르게 떨어지면서
머리가 핑 돌고 어지럽고 눈앞이 흐릿해지는 증상입니다.
출처: Mayo Clinic
고령에 당뇨가 있으신 분들에게서
자율신경계 기능이 저하되면서 나타나는 경우가 꽤 있어요.
이분의 어지럼증은 경추 문제에서 오는 부분과,
자율신경계 이상에서 오는 부분이 함께 섞여 있었던 거예요.
원인이 두 가지였으니, 치료도 두 가지 방향에서 접근했죠.
먼저 자율신경계 이상 쪽은 약물 치료로 접근했어요.
기립성 저혈압을 포함한 자율신경 기능 저하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처방을 했고요.
경추 신경 자극 쪽에는
초음파를 유도해서 목 신경 주변에 정확하게 약물을 투여하는 주사 치료를 병행했어요.
저희 병원에서는 SI(초음파 유도하) 주사 치료라고 부르는데요.
초음파를 쓰는 이유는,
혈관이나 신경이 복잡하게 지나가는 목 부위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면서
시술해야 정확도와 안전성이 높아지기 때문이에요.
목 주변 근육의 과긴장을 풀고 혈류 순환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방법이죠.
치료 자체가 복잡하거나 오래 걸리는 건 아니었어요.
당일에 검사와 치료를 함께 진행했고,
이분도 많이 힘드셨던 만큼 빨리 결과를 보고 싶어 하셨거든요.
며칠 후 다시 오셨을 때, 표정이 달라져 있었어요.
뒷머리 쪽 두통이 많이 줄었다고 하셨고,
늘 달고 다니셨던 어지럼증도 한결 가벼워졌다고 하셨어요.
잠을 자고 나서도 이전처럼 머리가 무겁지 않다고 하셨고,
이제 외출할 때 어지러울까봐 불안하지 않아졌다고 합니다. ^^
솔직히, 이 말이 가장 와닿았어요.
외출이 불안하지 않아졌다는 것.
통증이 줄어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상에서 두려움이 사라지는 게 치료의 진짜 목적에 가깝잖아요.
74세 어르신이 다시 편하게 밖을 나다니실 수 있게 됐다는 게,
진료하는 사람으로서 정말 감사하고 다행스러운 순간이었어요.
머리가 지끈지끈하고 어지러울 때,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요
이 글을 검색해서 읽고 계신 분들은 아마 비슷한 상황에 계실 것 같아요.
뇌에 이상이 있을까봐 걱정되기도 하고,
검사에서 이상이 없다는 말을 들었는데도 통증이 계속돼서 막막하신 분도 계실 거예요.
두통과 어지럼증은 원인이 단일하지 않아요.
뇌혈관 문제일 수도 있고, 경추 문제일 수도 있고, 자율신경계 이상일 수도 있고,
이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많아요.
ㄴ 여러 복합적 원인으로 한참 고생하시다 저희 병원에 와 주시는 환자분들을 위해 매일 늦게까지 노력하고 있답니다.
그래서 한 가지 검사 결과만으로 전체 원인을 판단하는 건 놓치는 부분이 생길 수 있어요.
아래 항목 중 해당되는 게 있다면 한 번 점검해보시길 권해요.
1️⃣ 뒷머리나 이마 쪽이 지끈지끈하게 자주 아픈 경우
2️⃣ 머리가 무겁고 어지럼증이 함께 오는 경우
3️⃣ 잠을 못 자거나 피로할 때 두통이 더 심해지는 경우
4️⃣ 뇌 MRI에서 이상이 없다는데 두통이 계속 반복되는 경우
5️⃣ 앉았다 일어설 때 핑 도는 느낌이 자주 드는 경우
6️⃣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이 있으면서 어지럼증이 동반되는 경우
이 중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목 상태와 자율신경계 기능까지 함께 확인해보시는 게
더 정확한 방향을 잡는 데 도움이 될 거예요.
두통과 어지럼증, 생활 속에서 이렇게 관리해보세요
치료를 받는 것과 동시에, 일상에서 스스로 할 수 있는 부분도 있어요.
완치를 위한 방법이라기보다,
증상이 덜 심해지도록 관리하는 데 실제로 도움이 되는 요소들입니다.
✔️ 목의 자세를 점검해보세요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화면을 오래 보는 분들,
특히 고개를 앞으로 빼는 자세가 습관이 된 분들은 경추에 가해지는 부담이 커요.
목뼈의 C자 곡선이 무너지는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가 장시간 잘못된 자세예요.
의식적으로 턱을 살짝 당기고,
귀가 어깨 바로 위에 오도록 자세를 바로잡는 것만으로도
목 주변 근육의 긴장이 달라져요.
✔️ 기상 직후 급하게 일어나지 마세요
기립성 저혈압이 있는 분들에게 특히 해당되는 이야기예요.
누운 상태에서 바로 벌떡 일어나면
혈압이 빠르게 떨어지면서 어지럼증이 심해질 수 있어요.
눈을 뜨고 나서 잠깐 누운 채로 있다가,
천천히 앉고, 앉은 상태에서 잠시 머문 다음 일어서는 습관이 도움이 돼요.
고령이시거나 당뇨가 있으신 분들은 더욱 신경 써주시길 권해요.
✔️ 수분 섭취를 꾸준히 해주세요
탈수가 되면 혈압이 내려가고 두통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어요.
커피나 녹차 같은 카페인 음료는 이뇨 작용이 있어서 수분 보충에는 적합하지 않아요.
물을 하루 1.5~2리터 정도 꾸준히 나눠 마시는 게
두통 관리에 생각보다 꽤 영향을 줘요.
✔️ 수면의 질을 신경 써주세요
이분처럼 수면 부족 시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
수면 환경 자체를 점검해볼 필요가 있어요.
베개 높이가 맞지 않으면 목뼈에 부담이 가중되고,
자는 동안 경추 근육이 긴장된 채로 유지될 수 있어요.
뒷목이나 뒷머리 쪽 통증이 아침에 더 심하다면,
베개 높이나 수면 자세를 먼저 확인해보세요.
증상이 이미 오래됐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는 수준이라면,
이런 생활 관리만으로는 한계가 있어요.
하지만 치료와 병행하면 회복 속도가 달라질 수 있고,
치료 후 유지하는 데도 이 습관들이 실제로 도움이 돼요.
머리가 어지럽고 두통이 반복되는데
딱히 이유를 모르겠다는 분들이 생각보다 정말 많아요.
원인을 모른 채 통증을 버티는 시간이 쌓이면, 일상 전체가 조금씩 좁아지더라고요.
나가기도 불안하고, 자기도 무섭고, 피로한데 쉬지도 못하는 상황이 돼버려요.
뇌에 이상이 없다는 말이 끝이 아니에요.
그 다음 단계가 있어요.
오늘 제가 들려드린 이야기가 그 다음 단계를 찾는 데 작은 도움이 됐으면 해요.
감사합니다.
콕통증의학과 신경과 전문의 조성호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