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지상파 프로듀서
1인 예능이 판을 치고 유튜버가 지상파를 넘나드는 이 시기에
정통 지상파 예능 프로듀서는 한 없이 작아집니다.
혼자서는 할 수 있는 일이 회사안에선 아무것도 없기 때문입니다.
유튜브 컨텐츠를 만들면 되지 않냐라는 반문이 있을 수 있겠으나
4천명이 근무하는 이 곳에서 언제까지 나 혼자만의 콘텐츠를 만들 수는 없습니다.
공공의 즐거움도 생각해야하지만 협업의 체계도 중요시되는 일터이기 때문입니다.
회사의 모든 리소스를 활용해야 되는 일종의 의무감도 있고
공동의 결과물의 만들어야 하는 가장 큰 이유중 하나는
킬러콘텐츠의 탄생이기 때문입니다.
여러 사람이 함께 의견을 나누고 힘을 쪼갤 때 파급효과가 큰 시너지가 나는거지만
예능의 장르중 하나인 음악프로그램의 경우는 도저히 혼자서는 해낼 수가 없습니다.
생방송 연결에 필요한 각종 송수신 장비의 점검 및 운용, 수십여대의 카메라를 운용하는
카메라 감독, 중계차에서 디렉팅을 하는 피디 대신 무대에 있어야할 FD와 작가들
그리고 조명과 음양, 특수효과팀과 관객안내를 도와주는 경호팀부터
심지어 밥차 사장님까지....
예능피디는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바보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늘 빚을 지고 삽니다.
도와주셔서 일을 나누어 해 주셔서, 심지어 너무 잘해주셔서...
오늘 출연섭외가 마지막 제안과 부탁일만큼의 설명과 그 내용을 숙지하고 출연해준
출연자들과 그의 스태프들에게도...늘 지나고 나면 빚으로 남는 느낍니다.
그래서 계속 그 빚을 갚기위해 저는 많은 일을 해야합니다.
일을 계속 찾아와서 일로 빚을 갚아드려야 합니다.
그래서 가끔 손을 놓고 싶을 정도로 힘들지만 계속 일감을 따와야하는 빚쟁이입니다.
소중한 나의 일...
수십개의 모니터를 보고 하나의 모니터로 만드는 디렉팅은 연출업무의 가장 마지막일입니다. 그 전에 거쳐야할 보이지않는 밤샘작업이 더 많고 크지요.
하지만 보시는 시청자를 위해 동물적인 빠른 감각을 익히는...게다가 생방송이라는 쫄깃한 긴장까지 더해주니 이보다 더 만족감이 있는 직업이 또 있을까요?...일을 하면 할 수록 스태프와 아티스트에게 빚만 지는 직업이기도 한데...계속해서 마르지않게 갚아 나가야겠읍니다. #생방송 #중계차 #프로듀서 #PD #예능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