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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우 Sep 12. 2021

#07. 지금은 알고 그때는 몰랐던 일들

생각지도 못했던 인사 업무 몇가지

신입사원 시절, 그리고 인사팀 입사를 준비했던 시절에는 인사팀이라 하면 '채용 설명회에서 회사 홍보를 멋들어지게 하는' 그런 업무를 주로 생각했었다. 보이는 것만으로 상상한다고, 구직활동 당시 뵈었던 인사팀 재직자 분들은 사실 그런 활동을 주로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막상 인사팀에 들어오니 소위 '채용 홍보활동'은 정말 수많은 인사업무 중 하나였다. 내가 상상하지 못했지만 지금 하고있는 인사업무 몇가지를 아래에 적어보았다.


1. 경영계획 수립 및 분석

'회사의 한 해 농사를 짓는다.'는 표현으로 해당 업무를 소개하면 딱 맞다. 회사가 지출하는 비용 중에 각종 설비 투자액보다 인건비가 차지하는 부분이 상당하기 때문에 경영계획 수립하는 많은 요인 중에 인건비를 수립하는 단계는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하다. 최저시급과 물가 상승률을 고려해서 연봉 인상률의 범위를 정하고 많게는 10개까지 이리저리 변화를 주어가며 시뮬레이션 한 결과를 비교하여 최적의 내년도 인건비 지출비용을 결정한다. (사실 막상 내년이 되면 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노력이 무색하게 말도안되는 비용이 지출되기도 한다.)


약간의 가이드만 있었을 뿐 일단 부딪히며 배워야 했던 것이 인건비를 수립하는 것이었다. 인건비를 수립하는 데 정말 많은 요인이 들어간다. 몇가지를 살펴보면,

 1) 연봉인상률

 2) 최저시급 인상률

 3) 생산량에 따른 생산직 OT

 4) 인센티브, 퇴충금 등 각종 제수당(예정원가)

가 있다. 이 외에도 승진에 따른 추가 연봉인상률이 있을 것이고 새롭게 보직에 선임될 경우 받는 직책수당과 인사제도 개편에 따른 몇 가지 변수까지 고려하면 1차 인건비 계획이 완료된다.


그리고, 이 1차 인건비 계획은 보통 10차까지 간다. (ㅠ.ㅠ)


보통 1차 인건비 계획은 '높게' 잡는다. 우리가 쓸 수 있는 최대 가용범위 내에서 인건비를 수립한 다음 2차, 3차로 갈수록 점점 줄어드는 방식으로 수립한다. 생산량은 고정인데 인건비는 줄여야 하므로 생산직 고정 아르바이트의 인원을 빼고, OT를 줄이고, 신입을 덜 뽑는 등 하여튼 줄일 수 있는 모든 것을 줄인다. (연차를 100% 쓴다고 가정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렇게 수립된 계획은 월마다 분석하는 '계획 비 인건비'의 증/감 요인 자료로 활용된다. (그래서 가끔 말도 안되는 경영계획으로 분석 자체가 안될 때가 있다.)


2. 각종 협의체 운영

사실 '행사 진행'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단순히 행사가 아니라 인사팀이 주관하거나 기획하는 각종 협의체가 생각보다 많아 놀랐다. 그리고 그 협의체의 회의가 끝날 때마다 하는 회식(술자리)이 어찌나 많고 힘들던지... 하나의 협의체는 보통 월 1회 또는 분기 1회의 정기 또는 임시 회의가 있고 회의가 끝난 후에 상정되는 안건처리와 협의체 위원과 함께하는 식사자리 진행 또한 인사담당자의 몫이다. 술자리가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기는 했지만 이런 협의체 진행에 대한 회식이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결국 이 모든 것이 인사 업무 중 하나이다. 


사실 이 업무들 말고도 참 많은 자질구레한 업무들이 있지만 모든 팀이 그렇듯 회사의 업태와 업종에 따라 부서의 하는 일이 추가되기도 하고 축소되기도 하기에 이 정도로 정리해보았다. 마지막으로 우리 회사의 한 인사팀 선배의 이야기로 이 글을 마무리짓고자 한다.


난 숫자에 약해서 인사팀에 들어왔는데 숫자만 보더라. 
(열번째 버전의 경영계획 자료작성을 끝내고 퇴근하던 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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