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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우 Mar 05. 2022

#16. 한명의 리더가 전체 팀원에게 끼치는 영향

한명의 리더는 팀 전체의 가치관을 통째로 바꿀 수도 있다.

최근 특정 팀의 특정 직무 인원 3명이 연달아 퇴사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원래도 퇴사가 많은 팀이었는데 이렇게 짧은 기간에 연달아 3명이나 퇴사한다는 것은 누가봐도 문제가 있어 보였다. 


내가 입사해서 채용을 맡은 4년의 기간 동안 생산직 다음으로 많은 채용을 했던 직무였다. 처음에는 해당 직무 특성상 다른 회사로 이직할 수 있는 여지가 많고 특정 직급의 초봉이 낮은 구조적인 문제때문이라고만 생각했다. 어쩔수 없다는 이유로 형식적인 퇴직 면담만을 한 채 세월만 흘러갔다. 2018년부터 2021년까지 평균 5명 이상 꾸준히 퇴사했고, 거의 대부분의 인원이 신입사원 또는 입사 3년 미만의 '사원급' 인원이었다. 


3명이 연달아 퇴사한다는 연락을 받기 2달 전, 입사한 지 갓 한달이 된 신입사원이 퇴사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퇴직면담을 담당하는 분이 면담을 진행했고 해당 직무의 최선임자 'A'의 적절하지 못한 피드백이 있었다는 정황을 파악했다. 비꼬는 말투에 정확하지 않은 피드백으로 적응하기 힘들었다는 것이었다. 새로오신 인사팀장님은 '입사한 지 1달이 지난 신입사원의 퇴사'+'최선임자 'A'의 리더쉽 부재'라는 키워드를 굉장히 큰 하나의 개선과제로 생각하셨고 사원급의 전 인원을 상대로 면담을 하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그리고 그 면담이 끝나고 후속조치를 준비하는 중에 3명의 퇴사자가 또 발생한 것이다. 


면담 내용을 100%로 신뢰할 수는 없지만 반복적으로 나오는 키워드는 역시 최선임자 'A'의 리더쉽이었다. 보직이 있는 공식 리더는 아니지만 직무의 최선임자로 상당부분 리더의 역할을 해야만 하는 위치여서 이 부분의 개선이 시급해보였다. 대표에게 보고한 후 채용, 교육, 조직문화의 관점에서 해당 팀의 신입사원 Retention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보고서로 작성하고 대표님에게 보고하기 전 인사팀 내부에서 프리미팅하는 시간을 가졌다.


프리미팅 시간을 가진 후 곧바로 해당 팀의 팀장님을 모셔 보완할 사항이 있는지, 추가 의견은 있는지 질의 응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사원급 전 인원을 면담한 내용을 처음으로 팀장에게 보여드렸다. 우리도 해당 팀장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했다. 그런데, 뜻밖의 단어와 문장들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꼭 일 못하는 친구들이 부정적으로 이야기하더라."

'"A'의 말투나 행동이 투박한 것은 인정하지만 본인의 의도와는 다를 것이다. 받아들이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기분나쁘게 들릴 수도 있다."

"1달 인턴쉽 제도를 도입하는 건 좋은데, 우리는 지금 당장 사람이 부족하다. 도입의 취지는 좋으나 현실성이 떨어진다."

"우리는 신입사원이 오면 자체 OJT 교육을 실시하고 매일 무엇을 배웠는 지 보고하게 되어있다. 우리만의 자체 교육 프로그램이 있다."

"최근 퇴사자들 면담을 하니 단순 업무만 반복하는 것 때문에 성장비전이 보이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하더라."


그 자리에서 해당 팀장님의 위와 같은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어떤 정답이 보이는 듯 했다. 결국 팀 리더의 생각이 이 모든 문제의 시작이었던 것이다. 매년 5명 이상의 퇴사자 발생의 피해는 해당 팀의 리더와 구성원이다. 이 대전제 때문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어떤 방안을 충분히 고민하고 실행할 것이라 생각했으나 그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해당 팀의 리더는 "우리는 이정도로 신입사원에게 충분히 해줬는데 본인들이 퇴사하니 그들의 잘못이다."라는 생각을 확고하게 가지고 있었다. 문제는 리더가 보고'만' 받는 자리에서 더 내려오지 않아 발생했다. "꼭 일 못하는 친구들이 저렇게 부정적으로 이야기하더라." 이 말에 참 많은 것들이 담겨있다.


해당 팀장님이 회의실을 나간 후 인사팀장님은 우리에게 되물었다. "지금 해당 팀장이 이야기한 워딩을 듣고 뭐가 느껴졌어요?" 나는 나도 모르게 "문제는 A도 아니고, 퇴사한 사람도 아니다. 리더에 있다."고 이야기했다. 축구팀은 선수 개인에 실력이 떨어지면 선수를 교체한다. 하지만 팀이 반복적으로 패배하고 낮은 성적이 오랜기간 유지된다면 감독을 교체한다. 4년동안 퇴사율 변화가 없었다면 이제는 과감하게 다음 단계를 밟아야된다고 생각했다.


인사팀장님이 새로오신 후 많은 부분들이 바뀌고 있다. 해당 팀장의 위와 같은 발언을 떠나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있는 그대로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겨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직접들으니 더 확고해지는 생각. 


리더의 생각이 전체 팀원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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