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정우 LJW Oct 30. 2022

인사담당자의 업무는 어디까지일까?

이렇게 정신없고 바쁜 달이 있었나 싶다. 생산기술직 채용을 위한 채용설명회 준비와 사업장 이설을 위한 자료작성, 원거리 사업장의 협력사를 내재화시키는 자료작성과 최근에는 대표이사까지 새로운 분으로 바뀌어 또다시 혼란스러운 일주일을 보냈다. 그리고 최근 밀려드는 물량을 감당하지 못해 대량 결품이 발생하고, 이를 대응하기 위해 급하게 생산 AR을 섭외하는 등 혼란함의 연속이었다.


사실 내가 생각한 인사는 이런 것이 아니었다. 좀 더 행정적인 일이 많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큰 오산이었다. 제조사업장인 만큼 현장과 몸으로 부딪히는 일이 많았으며 생각보다 숫자를 보는 일이 많았다. 보고자료 작성하는 일도 생각보다 많았고, 인건비를 다루기 때문에 원가분석을 위한 여러 재무적인 지식이 필요했다. 


특히 분석을 위해서는 현장을 알아야했다. 전달과 생산량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는데 생산 AR 인원이 왜 늘었을까? 하는 답에는 '제품 구성차'라고 답할 수 있어야 했다. 어떤 특정 제품을 생산할 때 투입되는 인원이 다른 제품보다 많을 때, 그리고 그 특정 제품이 그 달에 많이 생산했다면 그 만큼 인원이 많이 투입될 수 밖에 없다는 뜻이다. 생산량이 줄었는데 왜 인건비는 늘어난 걸까? 정규직은 생산량에 따라 증/감을 할 수 없으니 답은 생산 AR의 증/감에 있다. 설비트러블이 있을 수 있겠고 퇴직자의 퇴직금과 연차수당 등이 발생했을 수도 있다.


최근 계열사 인사담당자를 위한 HR 세미나가 열렸다. 채용설명회를 위해 지방으로 2박 3일 출장을 가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있었지만 일부러 시간을 내어 참석했다. '핵심인재와 리텐션 강화 방안'. 사실 핵심인재보다는 리텐션 강화 방안이 뭐가 있을 지 궁금해서 참석한 자리였지만 결국 핵심인재의 정의가 무엇이고 핵심인재의 유출을 막기 위한 방안이 무엇이 있을지에 대한 세미나였다. 타 회사의 사례도 볼 수 있는 유익한 자리였는데, 우리 회사도 핵심인재를 나름대로 정의하고 그들을 확보하고 성장시키기 위한 다양한  'Tool'을 만들고 있구나 생각했다. 그리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바로 이 'Tool'을 만드는 일이 아닐까 생각했다.


결국 내 일의 끝은 '기획'하고 시스템을 만드는 일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기 위한 준비과정이라고 생각하니 갑자기 버틸만해졌다. 기획하는 일은 결국 실무에서부터 출발하는 일이다. 아이디어만 가지고는 해결되지 않는 일. 내가 보고 듣고 행동하는 모든 일들이 갑자기 의미를 가지기 시작했다. 요즘 굉장히 답답했었는데 조금이라도 동기부여를 가지고 일을 할 수 있게되어 다행이다.

작가의 이전글 경영계획 시즌이 돌아왔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