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필요가 '나'의 필요는 아니잖아요.
얼마전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단기직이 지금 너무 많아. 확 줄여야해!"
한창 생산직 아르바이트의 퇴직율을 줄이기 위한 여러 방안을 고민하던 중 알게된 정규직 분의 발언이었다. 한 아웃소싱 업체의 퇴직면담 중 어떤 분이 저렇게 이야기했다면서 '주변에 단기직이 정말 많았는데 굉장히 민망스러웠다.'고 말했다고 한다.
사실 현장의 필요에 의해서 급하게 뽑은 분들이라 현장분들이 단기직 분들의 입사에 대해 굉장히 고마워할 줄 알았다. 하지만 또한번 느낀 것은, '회사'의 필요에 의해서가 꼭 모든 직원들의 필요에 의해서가 아님을, 회사-직원 간의 괴리가 얼마나 큰 지를 또한번 깨달았다. 단기직이 없으면 정규직 분들이 고생한다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단기직분들을 귀찮아하고, 회사가 결품때문에 매일매일 손해가 쌓이고 '과주문'에 따라 그 주문량이 과도하게 늘어나보여 결품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일련의 상황은 그냥 '회사'의 사정이지 내 사정이 아니었던 것이다.
나도 직원으로 근무하며 회사의 사정이 곧 내 힘듦이라는 생각을 100%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현장이 바쁘다는 사실은 현장분들이 너무나 잘 알텐데, 본인들의 필요에 의해 뽑은 단기직이있는 가운데 단기직이 너무 많다는 발언을 서슴없이 할 수 있다라는 생각이 내 마음을 너무나 복잡하게 만들었다. 내가 일못하는 사람을 뽑아서 '일 잘하는' 단기직을 뽑아달라는 말의 다른 말이겠지, 하며 마음을 다독였지만 좀처럼 그 발언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요즘이다.
성수기때문에 단기직이 많이 들어오면서 정규-단기 간의 갈등이 조금씩 수면위로 올라오고 있다. 매년 반복되는 현상인데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고민되면서도 '결국 정규직을 많이 늘리는 수 밖에' 방법이 없다는 생각도 든다. 인력구조를 바꾸려면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정규직을 채용함에 따른 인건비, 제조원가 부담이 있고 한번에 직원을 많이 늘려 발생하는 여러 부작용이 상당하다. (18년도에 짧은 시간 100여명을 채용하여 50명이 퇴사한 적이 있다. 매일매일 사직원 작성에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었다.)
결국 중요한 것은 회사 정책이 직원들의 행동 하나하나에 잘 녹아들어야 한다. 직원은 회사의 결정에 신뢰해야하고, 회사도 하나의 의사결정이 직원들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 지를 알고 신중하게 움직여야한다. 직원과 회사 사이의 간극을 조금이라도 좁히는 것이 바로 인사의 역햘이 아닐까.